민주당, 병립형 회귀나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 시사에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23-12-05 14: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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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이재명 공약...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되어야"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병립형 회귀로 기울어지면서 당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5일 선거제 개편을 두고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등이 수차례 강조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방지 약속들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때로는 약속을 못 지키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당당하게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그다음에 사과하고 이런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제가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의원들에게 대선 때 우리가 정치개혁한다고 한 약속 다 지키면 3선 연임 금지까지 했는데 그거 다 지킬 거냐"면서 "그것도 약속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1월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4시간 가까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총에선 비례 의석수를 최대한 가져가기 위해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는 쪽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준연동형' 유지를 주장하는 쪽이 팽팽하게 맞섰다.


    원내 1당으로 선거제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은 당초 준연동형 유지를 내세웠지만, 비례 의석수를 최대로 얻기 위해 병립형 회귀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지난 11월28일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란 점을 들어 위성정당 포기, 다당제 등 정치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우선 당내 70여명의 의원이 연동형 유지를 전제로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연일 이 대표를 압박하는 이낙연 전 대표는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의 정체성 위반"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 역시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더라도 민주당만이라도 단단한 원칙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전날 이 대표를 향해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히 하고 정치적 대결구조를 심화시키는 처절한 후퇴"라며 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촉구했다.


    그는 "요새 편안히 쉬고 있는데 나라 걱정이 자꾸 심해져서 정치판에 호소하려고 나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대결의 정치가 아니라 합의의 정치, 통합의 정치로 복원하자. 그 기초를 쌓는 것이 다당제, 그 초석을 다지는 것이 연동형"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선거)공약, 대표공약이었던 만큼 제대로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을 지낸 사람이 그 당시 분당에 선거구가 났는데도 인천(계양을) 공천받아서 국회의원이 됐다. 이재명 대표의 책임 뿐만 아니라 민주당 전체의 자존심 문제"라며 "거기서부터 민주당이 꼼짝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탄핵, 특검 여러 가지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묶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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