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7일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은 한일 정상간 셔틀 외교가 복원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정부는 셔틀외교 복원이라 자랑하지만 안타깝게도 ‘빵셔틀 외교’ 같다는 국민 일각의 자조적 판단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빈잔을 채운 건 역시 윤석열 정부였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퍼주기 굴욕외교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을 끝내 불응했다.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일본의 식민 침략에 대한 면죄부 발언을 또 다시 추가했다”며 “강제동원 배상 재검토는 언급조차 없었다. 일본의 독도 침탈에 대해서 한마디도 언급 못 했고 우리의 외교적·군사적 자주권을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종속시킨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은 오염수 방출의 들러리로 오염수 방출 정당화에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물잔은 너만 채우라’는 일본 측의 암묵적 요구에 그대로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 정상화는 필요하고 찬성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국익과 국격, 역사 정의를 제물 삼아서는 안 된다. 과거를 팔아서 미래로 나아갈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뜻에 따른 당당한 국익 외교에 임해줄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전에도 자신의 SNS에 “간도 쓸개도 다 내주고 뒤통수 맞는 굴욕외교”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호평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규탄만 해대는 것은 무책임한 최악의 지도자들이나 할 짓"이라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을 정면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7일) 있었던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제 한일관계가 오랜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복원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문재인 정권 5년의 차가운 시간이 아까웠던 만큼 하루빨리 공동의 이익을 위한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시다 총리의 국립현충원 참배 및 추후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양 정상이 함께 참배하기로 한 데 대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 기시다 총리가 전날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한 데 대해 "지난 3월의 입장보다 진전된 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경제·안보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국내 정치를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며 연일 죽창가만 불러대는 것으로는 국익을 극대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현장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의미가 있는 합의"라면서 "팔짱 끼고 훈수 거리 찾는 행태는 미래를 위한 건설적 자세가 아니다. 당면한 내부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수로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일 양국의 지도자들이 관계 심화를 다짐하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기사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 "2011년 역사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중단됐던 미국의 두 주요 동맹국간 셔틀 외교가 다시 궤도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의 일제 강제징용 해결책 발표 등의 조치가 셔틀 외교 복원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일본 지도자의 서울 방문으로 12년만에 셔틀 외교 재개'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