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강원 영월에서 산불 진화용으로 계약된 민간헬기가 송전탑 유지보수에 투입돼 공사 자재를 나르던 중 자재가 전선에 걸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6분께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AS350B2 기종 민간 헬기 1대가 마을회관 인근 산 중턱으로 추락했고, 이 사고로 기장 A(65)씨와 화물 운반 업체 관계자 B(51)씨가 숨졌다.
경찰 등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과 헬기 추락 지점 등으로 미뤄 보아 헬기가 송전탑 공사를 위해 전선을 운반하던 중 송전선로에 걸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송전탑 아래로 추락한 핼기는 산산조각이 났지만, 화재 등 2차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강원도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1995년 제작된 기종으로, 올해 1월 도가 춘천권 지자체들과 비용 6억8000만원을 분담해 민간 업체와 계약을 맺고 1월15일부터 산불 진화에 활용했다.
도는 해당 헬기를 산불 조심 기간인 1월 15일∼5월 20일, 10월 18일∼12월 20일 사용하기로 했으나, 헬기 업체 측은 이달 9일 헬기를 회수한 뒤 10일부터 다른 헬기를 산불 진화 임무에 투입했다.
회수된 헬기는 한국전력공사 원주전력지사에서 담당하는 송전탑 유지보수 공사에 투입됐으며, 공사를 맡은 하도급 업체는 헬기 업체와 이달 14∼16일 사흘간 임차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업체 측에서 ‘정비를 위해 헬기를 회수하는 대신 다른 헬기를 대체 투입해 주겠다’고 연락해왔다”며 사고 헬기 회수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하지만 업체 측은 “정비·점검을 위한 회수는 아니다”라고 밝혀 사고 헬기의 송전탑 공사 투입 경위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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