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76.3%… 중국인 7.8%
"사증면제협정 개정 필요" 지적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무비자 입국(무사증) 제도를 통해 한국에 유입된 외국인 가운데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이들이 17만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민정책연구원은 29일 '무사증 입국제도 및 불법체류 현황과 제도적 과제' 보고서를 내놨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무사증 제도를 이용한 불법체류자는 사증면제(B-1) 15만733명, 관광통과(B-2) 2만341명 등 총 17만1074명으로 집계됐다.
무사증 제도는 국가간 경제·문화적 교류를 증진하고 관광을 활성화고자 비자 없이도 한국에 찾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일반여권으로 한국에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국가는 112곳이다.
이 제도를 통해 한국을 들어온 뒤 체류기간을 넘겨 머물거나 몰래 경제 활동을 벌이다가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외국인은 2005년 2만2524명, 2010년 2만8523명, 2015년 7만5965명, 2020년 19만7916명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19년 새 7.6배 증가한 셈이다.
전체 불법체류자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증가했다. 2005년만 하더라도 전체 불법체류자 중 무사증 제도를 이용한 경우는 11%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54.1%까지 올랐다.
팬데믹 기간에 전체 체류 외국인이 큰 폭으로 줄면서 이들의 비율도 감소했지만, 2024년에도 여전히 4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사증 출신의 불법체류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적은 태국이었다. 무사증 불법체류자 가운데 태국인의 비중은 2005년 27.9%에서 2023년 76.3%로 급증했다. 이어 중국(7.8%), 카자흐스탄(5.7%), 러시아(3.8%), 말레이시아(1.0%)의 순이었다.
이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과 태국 간 저가항공 노선이 늘고 한류 열풍으로 관광 수요가 급증한 데다 브로커를 통한 불법취업 목적의 유입이 잇따른 결과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사증면제협정 체결 시 일시정지나 중단, 개정, 철회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정 개정 시 불법체류율 (개선) 등을 이행 조건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이런 조치가 상대국과 외교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상호 이익에 기반한 협의와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며 "특히 상대국에 체류하는 우리 교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