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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들은 허공을 가르며 아우성치고 후보자들은 저마다 생존을 걸고 절박하게 입을 연다.
그 말들은 때로 강렬한 적의로 서로를 겨누기도 하고 서로의 담벼락은 높아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이 땅 위에 발을 딛고 살아야 한다. 등 돌린 이웃과 같은 버스를 타야 하고 저녁 노을 아래 각자의 슬픔을 견딜 것이다. 선거가 남긴 상흔이 이처럼 서로에게 깊은 흉터로 남는다면 그러한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되묻고 싶다.
지방선거는 지극히 구체적인 우리 삶의 터전을 일구는 일이다. 우리 아이가 마시는 물과 내가 걷는 보도블록에는 정파의 색깔이 없다. 그저 맑아야 하고 평탄하면 그 뿐이다. 주민이 행하는 투표행위는 상대에 대한 증오 보다 공동체의 내일을 향한 약속이자 우리 마을의 미래이어야 한다.
승자는 패자의 상실을 굽어살피고 패자는 승자의 책무를 엄중히 지켜보는 것 그러한 마주함 속에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가 되기를 어느때보다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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