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꼴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4-04-25 21: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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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설관리공단 주차관리요원들이 주차비 일부씩을 횡령하다 시 감사에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박봉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봤지만 36명이 1인당 많게는 26만원에서 적게는 600원까지 떼먹다 적발된 것은 이들이 수년간 얼마나 많은 공금을 가로채 왔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것도 시 정기감사기간 동안 벌어진 일이라니 더욱 놀랍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이 전국 시설관리공단 중 성남시설관리공단만의 일은 아닐 것으로 본다.

    그러나 말로만 듣던 주차비 횡령 사건이 실제로 벌어지고 보니 혹시나 했던 것이 역시나로 밝혀졌다.

    이 같은 현실을 놓고 볼 때 성남시설관리공단은 고양이들에게 크고 작은 생선을 맡긴 꼴이 됐고 관리자들은 허수아비였다는 사실이 확실히 드러났다.

    현재 이들의 징계 수위를 논할 때는 아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수위는 결정되겠지만 이토록 시설관리공단의 썩었던 부분이 시 감사에 의해 확실히 밝혀진 만큼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성남시설관리공단은 불시 감사가 꼭 필요했고 이번 사건의 징계 수위도 사안에 따라 결정은 되겠지만 강력한 수위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대체로 공단집행부의 징계 수위는 해임·정직·감봉 등으로 조정되고 있으나 이들 관련자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오늘과 같은 황당한 사건이 또 다시 재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안이 중요한 만큼 관리 책임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시 감사에 적발된지 두 달이 지나도록 쉬쉬해 가며 숨겨왔던 집행부 간부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들의 무력함을 자인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로 자진해 옷을 벗고 나가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외부의 시각도 변할 것이고 썩어 문드러진 시설관리공단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남시설관리공단은 재발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며 관리자 문책에도 강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본다.
    성남=김택수 기자 tsk@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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