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는 꿀꿀해도 마음만은 쿨하다~

    문화 / 시민일보 / 2004-08-26 20: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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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영화-맥덜
    ‘한국에 아기공룡 둘리가 있다면, 홍콩에는 아기 돼지 맥덜(McDull)이 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엄마의 가르침에 따라 너무 어린 나이에 삶의 ‘꿀꿀함’을 알아버린 홍콩의 꼬마 돼지 ‘맥덜’이 한국 관객을 찾는다. 개봉일은 오는 9월3일. ‘맥덜’은 1990년대 초반 홍콩의 스토리 작가인 브라이언 츠와 일러스트레이터인 앨리스 막 부부에 의해 탄생한 만화 캐릭터.

    코는 심하게 눌려 볼품없고, 약간 모자라는 듯 행동은 늘 한 템포 느리고 둔하며 매사에 먹는 것만 밝히고, 식당에선 없는 메뉴만 주문하지만 마음씨 착하고 귀여운 만화 주인공이다.

    맥덜은 재미와 감동뿐 아니라 심오한 삶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깊이있는 이야기로 태어난 순간부터 홍콩인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1997년에는 TV 시리즈로 만들어졌고 캐릭터 상품 외에도 홍콩 정부와 은행, 휴대전화 광고에 등장하면서 홍콩에서 ‘맥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는 ‘맥덜 대학’이라는 가상학교 웹사이트까지 만들어져 있으며, 항생은행은 이 귀여운 돼지에게 신용카드까지 발급해주었다.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것은 2001년 12월. 이 작품은 20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상업적으로 성공했을 뿐 아니라 2003년 중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안시 애니메이션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두번째 장편 ‘맥덜-파인애플빵의 왕자’가 현재 제작 중이고, 세번째 작품 ‘맥덜-우당’은 제작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맥덜은 비록 뛰어난 능력은 없지만 오로지 자신의 노력으로 시련에 굴하지 않고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홍콩인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는 맥덜이 ‘홍콩의 복덩이 돼지’가 된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즐비하게 솟아 있는 거대 도시 홍콩을 실사(實寫)하듯 생생한 풍경으로 그려낸 영화 ‘맥덜’은 단지 운이 좋은 아이로 태어나길 바라던 극성쟁이 엄마 맥빙 여사의 기대 속에 세상에 나온 맥덜의 성장기를 코믹하게 담고 있다.

    꿈 속에서 본, 키 큰 나무와 푸른 하늘로 뒤덮인 몰디브에 가고 싶어 먹기 싫은 약을 기쁘게 먹는 모습, 여행 준비에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들뜬 모습, 엄마가 버스로 데려간 놀이공원을 몰디브로 굳게 믿고 유년기 최고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전통 스포츠인 만두치기 기술을 열심히 배우는 모습 등 환상과 희망으로 가득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잊었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이 되살아나면서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삽입곡들도 놓칠 수 없는 부분.

    일명 ‘맥덜 송’으로 불리는 ‘인생은 꿀꿀해’와 ‘맥덜과 치킨’ 같은 노래는 익숙한 멜로디에 절로 웃음짓게 하는 익살로 버무려져 있다. 스토리 원작자인 브라이언 츠는 슈베르트, 모차르트, 슈만 같은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의 음악에 직접 작사한 광둥(廣東)어 가사를 집어넣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로 만들어 놓았다.

    애니메이션의 상상력과 기발한 영상으로 맥덜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사람은 감독 토 유엔. 그는 맥덜 TV 시리즈를 연출했으며 이 작품은 장편 데뷔작이다.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7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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