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NK:1}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시민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시대상황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밝고 따뜻한 한가위 연휴를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어디론가 무작정 달아나고 싶을 정도로 좋은 날씨입니다.
저는 지금 과천에 있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 앉아 있습니다. 막 질의를 마치고 이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보건복지 업무에 대한 토론을 할 때마다 드는 감정은 언제나 비슷합니다. 슬픔, 안타까움, 또는 그와 비슷한 것입니다.
오늘은 두 가지 문제를 짚었습니다.
첫째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제, 둘째는 기초생활 보장제도 개선 문제입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삶이 고해(苦海)라고 합니다만, 저는 삶이 위험의 바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실업, 장애, 질병, 소득 없는 장수(長壽)와 같은 사회적 위험을 안고 하루하루 행복한 또는 곤고한 삶을 이어갑니다.
가장 두려운 위험은 아마도 큰 병에 걸리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백혈병, 간경화, 신장병, 위암, 유방암, 당뇨병 등 중증 만성질환에 걸리면 건강을 잃을 뿐만 아니라 치료비 때문에 가정경제가 파탄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위험에 실제적으로 봉착한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돕는 길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저는 진료비 본인분담금 상한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저의 제안을 받아들여, 환자의 본인분담금이 6개월에 3백만 원을 초과할 때 그것을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효과를 점검해 본 결과 총 진료비가 평균 5천만 원 정도 되는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이나 간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만이 고작 2백만 원 정도 혜택을 볼 뿐입니다.
진료비의 절반 정도가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고, 급여 항목에서는 약 20%만이 본인분담금이기 때문입니다.
조혈모세포나 간 이식, 각종 암에 대한 효과적 시술행위를 급여 항목에 포함시키는 조처를 해야 이 제도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강구하겠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또 하나, 국민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최저생계비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지금 정부는 1인 가구에 약 37만 원, 4인 가구에 약 1백여 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노동 능력을 상실한 사람이나 노인들, 소년소녀 가장들이 이 돈으로 주거비, 식비, 의료비, 교육비 등등을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제가 지난 달 시민단체가 연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릴레이 체험에 하루 참여해 본 바로는, 이런 돈으로는 약 30여 년 전 대한민국 보통 사람의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5년 전 정부가 최저생계비를 실측한 후 매년 물가상승률 만큼씩만 인상해 온 탓에 평균적 소득을 얻는 국민들과의 생활수준 격차가 계속 확대된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5년 만에 다시 최저생계비를 실측하는 중입니다.
11월에 가야 결과가 나올텐데, 정부가 국회에 넘겨준 2005년도 예산안을 보면 이번에도 역시 2004년도에 비해 예상 물가상승률 3.5%를 더 얹은 금액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김근태 장관에게 실제 소요 예산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 분명한 만큼 추가적인 예산 조성을 비롯한 대책 수립을 요청했고, 김 장관은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참여정부와 여당이 민생문제보다는 국가보안법 폐지나 과거사 규명 등 정치문제에 국정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야당과 일부 언론의 선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일정 가운데 60% 이상이 경제관련 회의와 현장방문, 간담회와 토론회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해찬 총리의 일정 역시 비슷합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저마다 소속 상임위에서 국민경제의 활력을 회복시키고 민생을 돌보는데 필요한 법률안과 정책, 예산을 챙기고 있습니다.
야당이 공격하고 여당이 받아치고, 일부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부추기는 탓으로 몇몇 정치쟁점이 전면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대통령이든 누구든, 소수가 사회적 의제를 지배하거나 조종하거나 압도할 수 없는 개방된 민주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그들의 노력이 효과적이고 열성적일수록, 우리를 아프고 괴롭게 만드는 문제들을 더 빠르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것보다는 모두가 자기가 선 자리에서 자기의 몫을 다하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시대의 이웃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국정감사 기간에 자주 현장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시대상황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밝고 따뜻한 한가위 연휴를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어디론가 무작정 달아나고 싶을 정도로 좋은 날씨입니다.
저는 지금 과천에 있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 앉아 있습니다. 막 질의를 마치고 이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보건복지 업무에 대한 토론을 할 때마다 드는 감정은 언제나 비슷합니다. 슬픔, 안타까움, 또는 그와 비슷한 것입니다.
오늘은 두 가지 문제를 짚었습니다.
첫째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제, 둘째는 기초생활 보장제도 개선 문제입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삶이 고해(苦海)라고 합니다만, 저는 삶이 위험의 바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실업, 장애, 질병, 소득 없는 장수(長壽)와 같은 사회적 위험을 안고 하루하루 행복한 또는 곤고한 삶을 이어갑니다.
가장 두려운 위험은 아마도 큰 병에 걸리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백혈병, 간경화, 신장병, 위암, 유방암, 당뇨병 등 중증 만성질환에 걸리면 건강을 잃을 뿐만 아니라 치료비 때문에 가정경제가 파탄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위험에 실제적으로 봉착한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돕는 길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저는 진료비 본인분담금 상한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저의 제안을 받아들여, 환자의 본인분담금이 6개월에 3백만 원을 초과할 때 그것을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효과를 점검해 본 결과 총 진료비가 평균 5천만 원 정도 되는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이나 간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만이 고작 2백만 원 정도 혜택을 볼 뿐입니다.
진료비의 절반 정도가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고, 급여 항목에서는 약 20%만이 본인분담금이기 때문입니다.
조혈모세포나 간 이식, 각종 암에 대한 효과적 시술행위를 급여 항목에 포함시키는 조처를 해야 이 제도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강구하겠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또 하나, 국민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최저생계비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지금 정부는 1인 가구에 약 37만 원, 4인 가구에 약 1백여 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노동 능력을 상실한 사람이나 노인들, 소년소녀 가장들이 이 돈으로 주거비, 식비, 의료비, 교육비 등등을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제가 지난 달 시민단체가 연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릴레이 체험에 하루 참여해 본 바로는, 이런 돈으로는 약 30여 년 전 대한민국 보통 사람의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5년 전 정부가 최저생계비를 실측한 후 매년 물가상승률 만큼씩만 인상해 온 탓에 평균적 소득을 얻는 국민들과의 생활수준 격차가 계속 확대된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5년 만에 다시 최저생계비를 실측하는 중입니다.
11월에 가야 결과가 나올텐데, 정부가 국회에 넘겨준 2005년도 예산안을 보면 이번에도 역시 2004년도에 비해 예상 물가상승률 3.5%를 더 얹은 금액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김근태 장관에게 실제 소요 예산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 분명한 만큼 추가적인 예산 조성을 비롯한 대책 수립을 요청했고, 김 장관은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참여정부와 여당이 민생문제보다는 국가보안법 폐지나 과거사 규명 등 정치문제에 국정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야당과 일부 언론의 선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일정 가운데 60% 이상이 경제관련 회의와 현장방문, 간담회와 토론회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해찬 총리의 일정 역시 비슷합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저마다 소속 상임위에서 국민경제의 활력을 회복시키고 민생을 돌보는데 필요한 법률안과 정책, 예산을 챙기고 있습니다.
야당이 공격하고 여당이 받아치고, 일부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부추기는 탓으로 몇몇 정치쟁점이 전면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대통령이든 누구든, 소수가 사회적 의제를 지배하거나 조종하거나 압도할 수 없는 개방된 민주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그들의 노력이 효과적이고 열성적일수록, 우리를 아프고 괴롭게 만드는 문제들을 더 빠르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것보다는 모두가 자기가 선 자리에서 자기의 몫을 다하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시대의 이웃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국정감사 기간에 자주 현장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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