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각성 촉구하며…

    기고 / 시민일보 / 2004-11-11 1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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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광 원 국회의원
    {ILINK:1}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개원국회부터 시작하여 첫 정기회기중인 지금까지도 16대 국회와 달라진 모습은 전혀 없이 정쟁만 벌이고 있고, 벌써 지역주민들은 물론 친지들에게 조차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생에 있어 처음이 쉬우면 나중이 어렵고, 처음이 어려우면 나중이 쉽다”라는 말대로 지금 우리 당이 어려우니까 나중이 쉽겠지하는 가느다란 희망을 가지고 견디어 왔는데, 이제 그 실낱같은 희망마저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보궐선거에서 연전연패해도 당에서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매일 하루에도 서너 번씩 의총이 열리니 참석해라 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짜증이 나기 시작했으며 즐거워야할 의총은 너무도 형식적이고 비생산적이 되었습니다.

    본관146호나 예결위회의장이 아닌 본회의장으로 참석하라 각 상임위실로 참석하라는 문자메세지가 그리운 실정입니다.

    오죽했으면 총리가 직접 나서서 총대를 매어겠습니까?

    그런데도 당에서는 아무런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된 사태를 남에게 돌리기에 앞서 우리 당의 내부에서부터 찾고자 하며 그 대표적인 이유는 우리 당 지도부의 전략부재이거나 리더십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수도이전이 위헌이라는 헌재의 결정을 접하고 보수단체들이 총집합하여 반격을 시작했구나 하여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수도이전의 당위성이 있음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싫다고 열린우리당이 싫다고 억지논리로 위헌결정을 한 것이며, 보수단체들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의 이익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것임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기득권세력들의 저항은 시작되었고 개혁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당 지도부가 무엇인가 대책을 내주길 바랬습니다.

    속 시원한 대책은 아니더라도 울분을 달래줄 그 무엇인가의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같이 아파하고 느끼며, 국민의 힘을 한군데로 모으고자 하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당에서는 대책에 대해서 검토한다고 해 놓고 흐지부지하고 말았습니다.

    수도이전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이 무너진 것인데도 말입니다.

    우리 당에게 위기가 온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우리가 잘만 대응했다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가 있었습니다. 이해찬 총리가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했던 것입니다.

    우리당의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고, 역량을 한군데로 모으고, 의기소침하였던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기회가 왔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역시 이해찬 총리의 발언사태에 대응하는 지도부의 전략은 너무나 무능했습니다.

    저는 이해찬 총리의 발언은 국정의 책임자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자기 자식이 밖에서 싸울 때 맞고 들어오는 것보다는 때리고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처럼 한편으로는 통쾌함도 느꼈습니다.

    당이 하지 못한 것을 총리가 한 것입니다.

    자식이 싸우면 어떻게 합니까?

    부모가 나서야 합니다. 잘했든 못했든 먼저 자기자식을 나무란 다음에 상대방부모에게 항의하고 그래도 안 되면 싸워야 합니다.

    자식이 잘못했다면 그 즉시 자식을 심하게 나무라서 싸움을 끝내던가, 아니면 그 잘못을 부모의 잘못으로 돌리게 하여 부모가 나서서 끝까지 싸워서 자식을 지켜주고 보호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당인 우리당이 마땅히 그 역할을 했어야 합니다.

    총리의 발언 첫날에 총리에게 사과하도록 단호하게 나무라든가, 아니면 앞장서서 정부를 보호해주고 우리당이 잘못을 뒤집어썼어야 합니다.

    총리와 한나라당과의 대결구도를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결구도로 바꾸어 놓았어야 합니다.

    그 방법의 하나가 경제 분야의 대정부질문시 국회를 여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욕을 먹더라도 단독국회운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그래야만이 한나라당이 개원국회때부터 보여온 저 오만불손한 구시대의 작태를 막을 수 있었으며 총리와 정부를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 분야에 대한 질문이라 부담도 적고 명분도 있었으며, 향후 4대입법에 대한 전략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그리 두려웠습니까?

    힘과 권력을 함부로 남용해서도 안 되지만 이용하지도 못하다면 그 얼마나 무능한 것입니까?

    정부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전략도 없으며 단호한 결정을 하여야 할 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지도부는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총리가 혼자서 책임을 뒤집어쓰고 사과를 한답니다.

    이러한 때에 지도부의 누군가도 이번 전략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명분이 있었음에도 한나라당의 전략에 이끌려 다닌 그 책임을 이번에는 원내대표를 보좌하는 당직자가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 것만이 당을 구하고 정부를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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