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를 마무리하며

    기고 / 시민일보 / 2005-07-26 20: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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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계륜국회의원
    {ILINK:1} 올해 국회도 상반기를 모두 끝내고 하반기 정기국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로부터 계산하면 1년3개월이 지났으니 이번 국회도 이미 중반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2월 대선자금 문제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으면서 총선을 치루었고 우리 지역 유권자들의 분에 넘치는 신뢰로 당선되었지만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어떤 당직도 국회직도 맡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후 지금까지 평당원으로서 평국회의원으로서 오로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는 한편, 당과 국회의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지내왔습니다.

    이렇게 지내는 동안 국회와 당이, 특히 당이 당면한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을 때 저의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입에서 신음이 나올 정도로 새까맣게 타버리는 가슴을 겨우겨우 진정시키곤 했습니다.
    그리고 의정일기다운 일기도 전혀 쓸 수 없었습니다.

    당이 가진 무한한 자원과 가능성을 창의적으로 응집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기계적으로 분산시키고, 신진의 뜨거운 열정과 기성의 풍부한 경험을 아름답게 결합시키지 못하고 대립하며, 개혁을 인류가 역사적으로 세워낸 보편적 가치의 실현에 방향지우지 못하고 국민의 의사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혼란을 거듭할 때는 저의 초기의 결심을 깨버릴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가까운 지인들과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락조차 삼가고 지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가 무엇을 하고 지내는가...”하고 묻는 분들에게 저의 죄송스런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이 같은 사정에 대해 조금은 이해해 주시리라는 혼자만의 생각도 전해드립니다.
    지금은 저의 자성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37세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처음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1년3개월 동안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이 나라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으며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우리 나라 서남해안 일대의 아름다운 해안과 섬들을 거의 다 둘러본 것 같습니다.

    바다에 대한 다양한 생각(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적으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을 조금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래전부터(아마도 80년 5월 이래로) 잊고 지내온 제 나름의 감성을 다시 꺼내서 살펴보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그것을 새삼 깨닫게 된 데는 이렇게 일깨워준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냉철한 판단과 이론도 인간다운 감성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질 때, 정해진 한계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믿음을 좀 더 갖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3대 기치가 자유, 평등, 그리고 박애였다는 사실을 그런 각도에서 생각해 보고 사색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런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제 9월부터는 정기국회가 연말까지 이어집니다.

    정기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지금의 제 조건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겠지만 그 이전에 8월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했던 제 나름의 활동에 대한 정리가 될 것입니다.

    8월 초의 더위를 휴식으로 보내고 8월16일부터 9월2일까지 다시 지역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내륙지역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8월16일부터 23일까지 오랜만에 제 고향지역인 광주·전남지역을 찾아볼 예정이고, 8월24일부터 9월2일까지는 대구·경북지역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무엇이 새삼스럽게 제 가슴에 와 닿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들인 지역문제와 빈부문제에 대해 나의 감각 기관을 있는 데로 모두 열어놓고 반복해서 우선 느껴 볼까 합니다.

    이번 순례에 대해 조금은 설레이기도 한 것은 지금까지의 여정이 일정하게 저에게 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순례를 마치면 나름대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울릉도에서 본 일출과 강화에서 본 일몰, 가거도에서의 해무와 설악산에서의 운무가 똑같은 조국의 것임을 선명하게 떠올리며, 이 강토 동서남북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저에게 준 소중한 조언이 똑같은 조국애로 가득찬 것임을 뚜렷하게 기억하며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특별하게 제 감성을 심각하게 일깨워준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가슴으로 느끼는 것’의 진실의 힘을 실천에 싣지 않고는 일상에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는 조심스런 확신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그런 마음으로 지역순례를 의미 있게 마무리 해보도록 하겠다는 저의 다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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