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NK:1}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이 세간의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방북은 형식적으로는 북한의 공식 초청에 응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8.15 축전에 참가한 북측 김기남 단장이 동교동을 방문해서 김정일 위원장의 초정을 공식 전달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적극 지지·지원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바 있다.
이번 DJ의 4월 방북 추진은 연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날씨가 풀리는 4월에 기차를 타고 방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구체화되었고 실제 방북을 위한 내부 준비팀도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 역시 DJ의 방북을 물심양면으로 돕기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종석 신임 통일부 장관이 경의선 철도 시범운행과 개통을 4월 안에 추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DJ의 방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역사적인 6.15 정상회담의 당사자이자 전직 대통령으로서 DJ가 평양을 다시 찾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남북간의 대결과 적대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첫 출발점이 되었던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이끌어낸 두 당사자가 다시 한 번 만나 남북의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에 기여하는 상징적 사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진전의 가시적 성과라 할 수 있는 경의선 열차를 타고 DJ가 평양을 찾는다면 분단과 대결로 인해 단절되었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가장 극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보면 DJ의 방북이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로만 그칠 수 없는 환경을 안고 있다. 당장 핵문제를 포함해서 북미관계가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일정한 진전을 보장하지 않는 한 DJ의 방북은 그만큼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DJ의 방북은 성사 자체를 넘어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논의될 내용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DJ와 김정일 위원장이 다시 만나 논의할 수 있는 주요 의제로는 무엇보다 핵문제와 6자회담이 단연 첫 번째일 것이다. 지난 해 9.19 공동성명 도출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진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방북을 통해 의미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전직 대통령 DJ의 방북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미가 극한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된 것을 우리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한 관심을 갖고 있고 특히 6자회담 상설화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권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째 논의가능한 의제로는 북미관계와 북일관계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충고나 자문이 될 것이다. DJ는 북미 북일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북한의 대응전략에 대해 평소의 생각과 소신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허심탄회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북측이 먼저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미일과 관계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일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대북적대 정책의 빌미를 북측이 먼저 없애고 보다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전략이라는 조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현안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더욱 진전시킴으로써 대외적 환경이나 정치적 변수에 의해 영향 받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남북관계가 정착되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포괄적 합의도 가능하리라 보여진다. 6.15 공동선언의 두 당사자가 다시 만나서 남북관계의 진전과 민족화해의 증진에 공감하고 그 필요성을 합의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번 DJ의 방북을 놓고 야당과 일부 진영에서는 정치적 활용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반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시급한 북핵문제나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본다면 DJ의 방북이 5월 지방선거 이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 마련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특히 DJ가 방북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연합 합의 등 파격적인 통일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와 비난 역시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DJ의 방북은 순전히 전직 대통령의 자격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통일방안이나 대규모 남북간 협력 사업, 대북 지원 약속 등 구속력 있는 합의나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원천적 한계를 안고 있다.
다만 이번 DJ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를 통해 지금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와 북미관계에 일정한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당사자로서 노구를 이끌고 생을 마치기 전에 방북을 단행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적어도 북은 핵문제와 관련해 일정한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조금은 낙관적일지 모르지만, 평소 김정일 위원장의 DJ에 대한 각별한 존경과 관심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번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한은 핵포기 재확인과 6자회담 복귀 의사를 공식으로 밝히거나 더 나아가 9.19 공동성명의 실천방안의 일환으로 먼저 핵동결을 하겠다는 의지라도 밝히기를 기대해보고 싶다.
이번 DJ의 4월 방북 추진은 연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날씨가 풀리는 4월에 기차를 타고 방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구체화되었고 실제 방북을 위한 내부 준비팀도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 역시 DJ의 방북을 물심양면으로 돕기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종석 신임 통일부 장관이 경의선 철도 시범운행과 개통을 4월 안에 추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DJ의 방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역사적인 6.15 정상회담의 당사자이자 전직 대통령으로서 DJ가 평양을 다시 찾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남북간의 대결과 적대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첫 출발점이 되었던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이끌어낸 두 당사자가 다시 한 번 만나 남북의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에 기여하는 상징적 사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진전의 가시적 성과라 할 수 있는 경의선 열차를 타고 DJ가 평양을 찾는다면 분단과 대결로 인해 단절되었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가장 극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보면 DJ의 방북이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로만 그칠 수 없는 환경을 안고 있다. 당장 핵문제를 포함해서 북미관계가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일정한 진전을 보장하지 않는 한 DJ의 방북은 그만큼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DJ의 방북은 성사 자체를 넘어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논의될 내용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DJ와 김정일 위원장이 다시 만나 논의할 수 있는 주요 의제로는 무엇보다 핵문제와 6자회담이 단연 첫 번째일 것이다. 지난 해 9.19 공동성명 도출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진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방북을 통해 의미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전직 대통령 DJ의 방북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미가 극한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된 것을 우리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한 관심을 갖고 있고 특히 6자회담 상설화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권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째 논의가능한 의제로는 북미관계와 북일관계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충고나 자문이 될 것이다. DJ는 북미 북일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북한의 대응전략에 대해 평소의 생각과 소신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허심탄회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북측이 먼저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미일과 관계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일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대북적대 정책의 빌미를 북측이 먼저 없애고 보다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전략이라는 조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현안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더욱 진전시킴으로써 대외적 환경이나 정치적 변수에 의해 영향 받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남북관계가 정착되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포괄적 합의도 가능하리라 보여진다. 6.15 공동선언의 두 당사자가 다시 만나서 남북관계의 진전과 민족화해의 증진에 공감하고 그 필요성을 합의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번 DJ의 방북을 놓고 야당과 일부 진영에서는 정치적 활용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반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시급한 북핵문제나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본다면 DJ의 방북이 5월 지방선거 이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 마련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특히 DJ가 방북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연합 합의 등 파격적인 통일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와 비난 역시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DJ의 방북은 순전히 전직 대통령의 자격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통일방안이나 대규모 남북간 협력 사업, 대북 지원 약속 등 구속력 있는 합의나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원천적 한계를 안고 있다.
다만 이번 DJ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를 통해 지금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와 북미관계에 일정한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당사자로서 노구를 이끌고 생을 마치기 전에 방북을 단행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적어도 북은 핵문제와 관련해 일정한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조금은 낙관적일지 모르지만, 평소 김정일 위원장의 DJ에 대한 각별한 존경과 관심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번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한은 핵포기 재확인과 6자회담 복귀 의사를 공식으로 밝히거나 더 나아가 9.19 공동성명의 실천방안의 일환으로 먼저 핵동결을 하겠다는 의지라도 밝히기를 기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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