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동 주민 몇몇 분이 구청장실로 찾아와 개봉동 416번지 복개하수관에 퇴적물이 많이 쌓여 집중호우 때에 수해피해가 되풀이된다는 주문을 해왔다.
나는 주민들께 당장 함께 하수관 현황을 점검하자고 제의했다.
이런 나의 제의에 주민들은 잠시 당혹함을 가지는 듯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런 민원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부서장을 불러 상황을 판단하여 조치하라는 지시를 하든지, 아니면 해당 부서에 조치하도록 하고 통보를 드리겠다는 답변을 해왔었고, 또 이런 행정에 익숙한 주민들도 설마 구청장이 하수관 속에 들어가 퇴적물이 얼마나 쌓였는지 같이 확인하자는 말을 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하수관을 들어가 보겠다는 나의 생각은 당연한 것이었다.
퇴적물이 쌓여 침수피해의 우려가 있다면 당연히 퇴적물을 치워야 하고, 그렇지 않고 하수관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하수관의 구조를 고쳐야 할 것이다.
주민이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수관에 들어가 봐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도 주민들에게 당혹감을 주었다면, 지금까지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탁상행정을 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치수과장을 대동하여 주민 대표들과 함께 곧바로 하수관이 있는 개봉동으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허리춤까지 오는 바지장화를 입고,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하수관 속으로 기어들었다. 마스크를 했으나 코끝을 톡 쏘는 듯한 꾀죄죄한 냄새는 콧속으로 어김없이 파고들었다.
우리는 길이 500미터나 되는 그 하수관을 샅샅이 뒤졌다. 주민들이 우려했던 퇴적물이 없었기에, 배수상태·인입관로 관경 등 구조적인 면에 문제의 초점을 맞추었다. 주민들과 함께 하수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 나는 부정했다. 그것은 주민들이 느끼는 문제가 치유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지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있을 것이라며, 나는 다시 관점을 지상의 빗물 유입 상태에 관심을 돌렸다. 해서 문제의 원인이 인접한 양천구의 빗물과 합쳐져서 남부순환로를 따라 외길로 흐르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함께 한 주민들도 동의했다.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현장에 먼저 달려가겠으니,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나 구청장을 불러달라는 나의 말에, 돌아서던 주민 한 분의 말이 생각난다.
“오늘 구청장과 함께 한 두 시간 내내 가슴 뿌듯했어요.”
주민이 내게 던진 이 말은 어떤 인사보다도 내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주민이 문제가 있다고 호소하는 곳이면 그곳이 어떤 장소이든 구애 없이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뛰어들 생각이다. 이것이 민선 제3기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내건 ‘발로 뛰는 구청장으로 현장행정을 하겠다’ 는 나의 소신이다.
사실, 막상 하수관 속으로 기어들려니 망설임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나의 행동이 주민을 안심하게 만들었고, 행정을 신뢰하게 되었다는 말에 소신행정, 신뢰행정은 바로 이런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민이 옆에 지켜보고 있어서가 아니라 혼자라도 틈틈이 행정의 공백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다녀야겠다. 그러면 오늘 느낀 이 뿌듯함을 또 맛볼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나는 주민들께 당장 함께 하수관 현황을 점검하자고 제의했다.
이런 나의 제의에 주민들은 잠시 당혹함을 가지는 듯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런 민원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부서장을 불러 상황을 판단하여 조치하라는 지시를 하든지, 아니면 해당 부서에 조치하도록 하고 통보를 드리겠다는 답변을 해왔었고, 또 이런 행정에 익숙한 주민들도 설마 구청장이 하수관 속에 들어가 퇴적물이 얼마나 쌓였는지 같이 확인하자는 말을 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하수관을 들어가 보겠다는 나의 생각은 당연한 것이었다.
퇴적물이 쌓여 침수피해의 우려가 있다면 당연히 퇴적물을 치워야 하고, 그렇지 않고 하수관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하수관의 구조를 고쳐야 할 것이다.
주민이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수관에 들어가 봐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도 주민들에게 당혹감을 주었다면, 지금까지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탁상행정을 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치수과장을 대동하여 주민 대표들과 함께 곧바로 하수관이 있는 개봉동으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허리춤까지 오는 바지장화를 입고,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하수관 속으로 기어들었다. 마스크를 했으나 코끝을 톡 쏘는 듯한 꾀죄죄한 냄새는 콧속으로 어김없이 파고들었다.
우리는 길이 500미터나 되는 그 하수관을 샅샅이 뒤졌다. 주민들이 우려했던 퇴적물이 없었기에, 배수상태·인입관로 관경 등 구조적인 면에 문제의 초점을 맞추었다. 주민들과 함께 하수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 나는 부정했다. 그것은 주민들이 느끼는 문제가 치유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지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있을 것이라며, 나는 다시 관점을 지상의 빗물 유입 상태에 관심을 돌렸다. 해서 문제의 원인이 인접한 양천구의 빗물과 합쳐져서 남부순환로를 따라 외길로 흐르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함께 한 주민들도 동의했다.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현장에 먼저 달려가겠으니,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나 구청장을 불러달라는 나의 말에, 돌아서던 주민 한 분의 말이 생각난다.
“오늘 구청장과 함께 한 두 시간 내내 가슴 뿌듯했어요.”
주민이 내게 던진 이 말은 어떤 인사보다도 내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주민이 문제가 있다고 호소하는 곳이면 그곳이 어떤 장소이든 구애 없이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뛰어들 생각이다. 이것이 민선 제3기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내건 ‘발로 뛰는 구청장으로 현장행정을 하겠다’ 는 나의 소신이다.
사실, 막상 하수관 속으로 기어들려니 망설임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나의 행동이 주민을 안심하게 만들었고, 행정을 신뢰하게 되었다는 말에 소신행정, 신뢰행정은 바로 이런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민이 옆에 지켜보고 있어서가 아니라 혼자라도 틈틈이 행정의 공백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다녀야겠다. 그러면 오늘 느낀 이 뿌듯함을 또 맛볼 수 있을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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