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하라, 친미·반미투사들이여!

    기고 / 시민일보 / 2006-09-20 20:03:31
    • 카카오톡 보내기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
    {ILINK:1} 헌법 제74조 ①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라고 쓰여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헌법적 지위와 권리를 상실한 위헌상태에서 매일매일 대통령직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분명한 사실을 놓고 지금 한반도는 진실 게임을 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헌법이 명시한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은 사실상 미국에게 있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참으로 면이 말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작전권은 평시작전통제권과 전시작전통제권으로 이분되어 있다. 원래 주권국가의 작전권은 해당 국가의 군 통수권자에게 있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17일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국제연합 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위임하면서 그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였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우리 미래의 운명에 도장을 찍는 미국(맥아더), 중국(팽덕회), 북한(김일성)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무자격’자로서 상대방의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운명이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보장 협상시 미국을 주요한 대화상대로 하면서 남한을 무시하는 근본 이유도 어찌 보면 수긍이 가는 일이다.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세계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자주권과 자존심에 직결된 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에 대한 가장 분명하고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의 언급이 최근 있었다. 어제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직후 언론 브리핑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 부시대통령은 분명한 어조로“노무현 대통령과 의견일치를 봤다. 이 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되어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보수진영의 궐기대회와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작통권 환수반대’를 외쳤던 사람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비보였을 것이다. 한나라당 참 뻘쭘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은 우리로서는 ‘환수’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이양’일 것이다. 그러나 단어의 어의를 떠나 주권국가로서 우리도 이제 몇 년 후면 당당하게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통권 환수 반대론자들의 논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간단하게 그들의 허무한 논리를 살펴본다.

    안보가 불안하다.-현대전은 물적 기반을 토대로 한 총력전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북한은 선제공격력이 없다. 북한의 전쟁수행 가능일은 고작 3일이고 남한은 30일이라고 군사전문가들은 말한다. 수구 세력들은 끊임없이 북한이 아사직전이라고 ‘거지국가’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굶으면서 무슨 전쟁을 한단 말인가?

    북한의 군사력이 더 세다.-이미 남한의 군사 무기는 그 성능면에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단순한 계수비교를 통해 남침의 위협을 강조하는데 현대 무기는 성능위주의 계량비교를 해야 한다. 구식 소련식 탱크가 현대전에서 무슨 위력을 발휘하겠는가?

    미국은 원하지 않는데 우리가 자살골을 넣고 있다.-이런 논리를 펴는 사람은 둘 중 하나다. 무식하든가 아니면 정보가 부족한 까막눈의 소유자이다. 미국도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국익적 판단이다. 미국은 150만명의 군대를 갖고 세계를 호령한다. 우리는 53년 동안 180만명 이상의 젊은 군인들이 휴전선에 대치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전은 기동전이고 물량전이다. 한군데 붙박이로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미국의 1-4-2-1전략이 바로 그것이다.-1(미국 본토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4(세계에는 4개 분쟁지역이 항시 존재한다.)-2(세계 분쟁지역 중 이제 2곳에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가져야한다.-1(2개 지역에서 전쟁을 하고 최소한 1군데는 확실히 승리해 친미정권을 수립한다.)
    미국은 이러한 세계 전략 변경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와 한국의 전시작통권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미국이 치러야 할 두 군데의 어느 한곳에 총대를 메고 군대를 파견하여 선제 공격(침략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소모적 소동을 중지하고 그러한 달갑지 않은 무시무시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돈이 많이 든다.-작통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어도 우리가 환수를 해도 돈은 든다. 이미 우리는 주한미군에 대한 과도한 방위비 분담을 하고 있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미국 부시 대통령도 당분간 주한미군을 배치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기실 한반도를 둘러싼 과도한 비용은 긴장고조로 인한 군비증강에 있다.

    정리해보면 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은 세계에 당당히 어깨를 거는 주권국가로서의 자주권의 문제이고 자존심의 문제이다. 이제 보수 수구세력들은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 숭미주의자로서 부시의 말에 ‘수그리’하고 말문을 닫든가 아니면 ‘부시반대’의 반미주의자로 나설 것인가? 결단하라. 친미투사들이여! 반미투사들이여!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