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프로그램,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자

    기고 / 시민일보 / 2006-09-26 20: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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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중 동작구청장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육아문제 때문에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을 하는 경우가 20%를 넘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만큼 육아문제는 취업모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어린이집의 역할과 책임 또한 막중하여 국방, 치안, 소방 등과 같은 공공서비스로 변화된 느낌이 든다.

    또한 취업모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친인척에게 맡기는 것이 안심이 되고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의 프로그램을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이 49.3%에 이르고 있어 어린이집의 보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서울시에서 권장하고 있는 연간·주간 보육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보자.

    연간 보육프로그램은 모든 어린이집이 동일하게 계획되어야 할 필요가 없고 그렇게 진행되어서도 안 된다. 모든 어린이가 같은 내용에 대한 흥미를 동일한 정도로, 동일한 시기에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육 프로그램을 계획한다는 것은 미리 어린이가 흥미를 가질 것으로 여겨지는 주제를 그간의 교사 경험을 통해 예측하여 작성하여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작성은 교사들로 하여금 올해의 활동 진행에 대한 조직표를 미리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하고, 월·주간의 진행사항으로 나누어 계획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어린이의 학습 경험이나 활동은 예기치 않은 우연한 발견이나 사건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는 많이 움직이고 호기심이 왕성하며, 언어보다는 실제 사물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 위주로 이미 계획된 내용이기 때문에 보육계획안을 쓰여진 대로만 실행하고자 애쓰는 것은 교사 주도식의 비효과적인 교수법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유아의 학습 동기와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유아를 중심으로 유아의 경험과 학습을 연결시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교사는 현재의 계획안을 근거로 하여 월·주간별로 매일의 활동을 준비하려고 계획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에 근거해서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현재 유아가 흥미 있어 하는 주제들이 무엇인지, 그 주제를 1~2주 정도 새로 추가하되 현재 계획된 주제는 없앨 것인지 아니면 조금 줄여 실시할 것인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제는 많은 유아들이 흥미를 보이므로 확장해서 1주 정도 더 해도 좋은지, 아니면 흥미를 보이지 않으므로 2~3일 미리 끝내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한 판단은 유아들의 활동 몰입 정도에 대한 객관적 관찰을 근거로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변경된 내용을 보육일지에 기록하여 다음 해의 연간 보육계획에 반영한다면 양질의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편, 주간 보육프로그램은 가장 구체화된 교사활동 계획안으로 보통 4주를 단위로 하여 미리 작성하게 된다. 유아의 보호자에게 내보내기 위해 한주 전에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이럴 경우 그 앞 주나 뒷 주와의 활동 연계가 매끄럽지 못하므로 미리 4주 정도를 개괄적으로라도 작성해 두고 한주씩 자세히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주 정도의 소주제를 함께 계획해야 지역사회 견학이나 기타 행사일정 등도 보육프로그램에 넣어 충분한 계획을 할 수 있으며 보호자들에게도 미리 알릴 수 있게 된다.

    주간 보육프로그램을 분기별로 미리 작성한다면 장·단기 계획을 세울 때에 더 유용하며 지역사회나 각 기관의 특성, 부모들의 요구사항 등을 미리 알아보고 반영할 수 있다. 또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아의 특성과 학습의 정도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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