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와 재래시장

    기고 / 시민일보 / 2006-09-28 16: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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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조 성동구청장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올해는 징검다리 연휴로 한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오랜만에 교통 혼잡을 피해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3대 명절하면 설, 단오, 한가위를 말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명절은 단연 한가위이다.

    한가위는 음력 8월15일로 추석, 중추절, 가배절, 가위, 가윗날 등으로도 불리워지는데 “한가위” 라는 말은 ‘크다’ 라는 뜻의 ‘한’ 과 ‘가운데’ 라는 뜻의 ‘가위’ 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 이라는 뜻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높은 가을 하늘과 오곡이 무르익는 넓은 황금빛 들판, 그리고 온갖 과일이 풍성한 농촌, 고향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 조상들의 말씀대로 한가위는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결실과 함께 한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훈훈한 고향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최고의 명절임에 틀림없다. 예전에는 한가위가 가까워지면 동네 재래시장에 들러 고향에 갈 때 가져갈 한 보따리의 선물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한복을 곱게 갈아입고 온 가족이 함께 열차나 버스를 타고 고향에 내려가 그동안 못 뵙던 부모 형제와 가족 친지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다양한 놀이도 즐기며 고향의 정을 나누곤 했다.

    교통이 발달하고 바쁜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오늘날에는 대형할인점에서 규격화되고 잘 포장된 선물을 구입해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내려간다.

    수 년 전부터 각종 명절을 앞 둔 우리의 시장경기를 보면 갈수록 양극화가 뚜렷하게 보인다. 올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백화점이나 대형편의점의 매출은 예년에 비해 급격한 신장을 보이는 반면 재래시장의 경기는 평상시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상인들의 입에는 저마다 푸념석인 탄식이 흘러나온다.

    성동구에도 크고 작은 재래시장이 여러 개 있다. 우리구에서는 그동안 재래시장 현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시설이나 환경을 크게 개선하였으나 그것이 매출의 신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에 호소하고 인정에 매달려 우리 고유의 시장을 살리자는 구호는 대답없는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이제는 손님을 다시 예전처럼 끌어들이기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다양한 방법도 강구하여야 한다.

    우리구가 마케팅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재래시장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도 그중 하나이다.

    성동구에는 단일 품목으로 세계 최대규모이며 수도권 육류소비량 중 60~70%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마장축산물시장이 있다.

    그동안 시장 현대화를 위한 성동구와 조합상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시장 내부환경을 크게 개선하여 이미지를 크게 개선하였고 인접 청계천하류가 자연생태적로 복원되어 주변 환경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이제는 가족과 함께 구경삼아 들릴 수 있는 서울의 색다른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축산물은 매시간 지방에서 배송되고 있어 신선도가 높고 축산물 전문시장이니만큼 가격도 대형마트보다 20~30% 정도 저렴하다.

    포장기술도 대형매장에 뒤지지 않아 갈비세트나 꼬리세트 등 추석맞이 선물용 고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온 가족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한가위! 규격화되고 일률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진 선물세트를 들고 가기 보다는 재래시장에 들러 향수와 정이 듬뿍 담겨져 있는 마음의 선물을 안고 고향을 찾는 것도 또 다른 멋이 아닐까 싶다. 올 한가위에는 재래시장에 들러 색다른 경험을 즐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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