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로 ‘산전수전’에 도전!

    기고 / 시민일보 / 2006-10-01 16:43:33
    • 카카오톡 보내기
    한나라당 박진 의원
    방심은 절대 금물입니다. 마라톤으로 1년 만에 무려 45kg을 감량했던 독일의 정치인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최근 다시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라톤을 그만두고 나서 급격한 요요현상으로 몸무게가 다시 112kg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오죽했으면 ‘요요 요슈카’로 불린다고 하지요. 피셔 장관을 반면교사로 삼아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날은 덥고 몸은 피곤하지만 요즘은 운동이 즐겁습니다. 흘리는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한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줍니다. 6월만 해도 국회일정과 각 종 회의로 운동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정치권이 방학으로 들어가면서부터는 단 하루도 운동을 쉰 적이 없습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23일에는 저희 보좌진들과 함께 운동을 했습니다. 다들 짧은 반바지에 운동화 끈을 바싹 조이고 나왔지만 표정들이 밝지는 않더군요. 남산 국립극장 입구에서 만나 10분 간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

    그리고 작열하는 따가운 햇살 아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남산 순환로 왕복 6km를 왔다 갔다 해서 총 12km를 걷고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속보로 걷다가 나중에는 1km는 달리고 다시 1km는 속보를 걷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대서(大暑)답게 날씨는 찜통이었고 땀은 비 오듯 흘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건장한 청년들이 7~8명 단체로 달리기를 하니 무슨 구경거리가 생긴 것처럼 물끄러미 쳐다보더군요. (다이어트 공개선언을 하며 밝혔지만 저희 방 식구들의 덩치는 국회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중간에서 포기해 완주를 못한 보좌진도 있었고, 완주를 한 보좌진들도 거의 실신하듯 쓰러졌지만 사무실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흐르는 땀 속에 모두 날려 보낸 기분이었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땀을 흘리고 나니 정말 가족 같이 가까워진 느낌도 받았습니다.

    남산에서 달리기가 끝난 후에는 모두들 길 건너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수영도 하고 물놀이도 즐기며 조깅으로 먹은 더위를 시원하게 씻어 냈습니다.

    다이어트 공개선언 후 처음으로 저희 방 식구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단체 운동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우리는 산에서도 전투하듯 달리고, 물에서도 전투하듯 수영을 했다는 의미에서 ‘산전수전’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앞으로 한달에 한두 번 실시할 계획입니다. (보좌진들이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이제 다이어트 5주째, 저에게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고 계신 네티즌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매주 다이어트 일기를 쓰며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지만 사실 저의 하루는 도전의 연속이며,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하면서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체험한 것이지요.

    음식 조절? 정말 괴롭습니다. 싱겁게 소식(小食)라며 저녁 식사 후에는 일체 금식을 지키고 있습니다. 매일하는 운동? 정말 힘이 듭니다. 걷고, 달리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고, 근육 운동을 하고, 줄넘기를 하고, 샌드백을 치고, 권투 스파링을 하는 것이 간단치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건강을 위해, 그리고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청정정치(淸靜政治)를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여러분과 약속을 했습니다. 다이어트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작은 약속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얻은 결론 ‘즐기라’는 것입니다. 물론 즐겁지 않을 때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기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이제 조금씩 고통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