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의 다이어트

    기고 / 시민일보 / 2006-10-16 16:25:45
    • 카카오톡 보내기
    한나라당 박진 의원
    대만 방문 전에 사실은 은근히 걱정을 했습니다. 맛있는 중국음식을 코앞에 놓고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역시 가보니 대만은 말 그대로 음식의 천국이었습니다. 식당에서 전시해 놓은 진열장의 다채로운 산해진미는 물론, 길거리에서 파는 야시장의 음식까지 온갖 식도락의 천국이었습니다.

    저는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중국 음식을 즐겨 먹었습니다. 특히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은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부러울 정도로 군만두 마니아였죠. 군만두와 함께 먹는 자장면, 정말 최고의 음식이었습니다. 바삭하게 튀긴 탕수육, 부드러운 류산슬, 매콤한 깐풍기 등 중국 음식은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가곤 했죠. 하지만 다이어트 이후 기름진 중국음식은 눈물을 머금고 멀리했습니다.

    그런데 대만에 오니 어쩔 수 없이 식욕이 꿈틀거렸습니다. 돼지고기로 요리한 해삼탕, 난자완스, 샥스핀 스프 등…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한 순간 유혹에 빠져 지난 두 달 간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식욕을 꾹꾹 누르며 야채와 위주의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박차이(白寀) 채소를 주로 먹고 마파두부, 생선 요리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물론 소량의 식사였습니다. 매일 새벽 6km 조깅도 당연히 잊지 않았고요.

    유혹을 참은 것에 대한 선물일까요. 대만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광복절 아침에 남산으로 가서 순환로 6km를 달리고 나서 체중을 재니 79.6kg이었습니다. 두 달 만에 너무나 힘들어만 보이던 80kg의 벽을 드디어 극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광복절에 맞은 기쁜 소식은 이것뿐이 아니었습니다. 남산 6km를 달리는데 처음으로 40분의 벽을 깨고 38분 50초를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초보적인 기록이지만 처음에 힘들었던 것에 비하면 일취월장한 셈이죠.

    오전에 종로 한복판 광화문에서 있었던 광복 60주면 기념행사에 참석해서 ‘대한민국 만세’를 삼창하면서 해방의 감격과 함께 체중 감량의 뿌듯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광복절 기념식을 마치고 오후에는 충북 진천에서 열린 종군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로하기 위한 ‘나눔의 집’ 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와서 저녁에는 짬을 내서 복근 운동과 가슴 운동을 했습니다.

    16일에는 저희 종로지역 새마을수련회가 있어서 경기도 여주군 소재 강변 유원지를 갔다가, 저녁에는 제가 다니는 창신동 동신 교회의 산상부흥회가 있어서 덕정리를 방문하느라고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했습니다. 몸이 다소 찌뿌듯했지요.

    그런데 17일 아침에는 남산 6km 달리기에서 다시 50초를 단축해서 38분, 그리고 18일 아침에는 36분을 기록했습니다. 조깅을 마치고 병원에서 측정한 몸무게도 79.8kg이었습니다. 체지방이 1.6kg이나 감소한 수치였지요.

    다이어트 같은 작은 일도 굳건한 의지와 한결 같은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의미 깊은 광복절이었습니다.

    이제 약속했던 목표 체중 79.5kg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날씬한 돌고래처럼 몸이 무척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한 순간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한 순간 의지가 약해진다면, 고통의 시간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겠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체중을 빼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죠. 앞으로는 비만과의 전쟁이 아니라 요요(yo-yo)와의 전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감량한 몸무게가 저의 평상시 몸무게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돌고래처럼 운동하고 달릴 것입니다.

    저의 돌고래 다이어트에 앞으로도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