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정희대통령 별장’ 철거를 아쉬워하며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6-11-05 16: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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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선(포천 주재)
    {ILINK:1} 여행을 좋아하는 어떤 이는 “전세계에서 제일 건방지고 불친절하고 이유 없이 콧대를 세우는 곳은 ‘이탈리아’라고 말한다. 음식값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10배고 숙박업소와 화장실은 그 시설이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조상 덕에 살고 있는 민족이라고 한다. 도시전체가 마치 커다란 박물관같이 구석구석에 의미를 두고 있어 이 매력적인 도시를 보기위해 연일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와글와글’하다고 한다.

    아마 유럽전체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 않을까.

    베로나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여주인공인 줄리엣의 무덤이 있다. 또 영국에서는 에밀리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슬로시크로스 저택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모두 소설속의 허구이지만 마치 실제처럼 의미를 부여해 관광객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허구가 이 정도니 실제는 오죽하겠는가.

    우리는 어떤가. 그 맛있는 전통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쏟아 부어 원질을 훼손하는가 하면 퓨전이라는 단어를 도입해 외국음식과 뒤섞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국적불명의 음식으로 변질시키고 있지 않은가.

    유명한 사적들은 종중들이 앞장서 사적을 없애고 현찰로 교환하는 사이에 그 곳에는 빌라가 들어서고 상가가 지어진다.

    얼마 전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광릉수목원에서는 고 박정희 대통령이 별장으로 사용했다던 20여평 규모의 건축물이 철거됐다. 이유는 “건물을 신축한지 38년이 지남에 따라 건물의 노후가 진행돼 안전 등의 이유로 철거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관계자는 철거이유에 대해 “박대통령이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가끔 머물기만 한 것이지 실제로는 별장이 아닌 산림을 배우는 지방 학생들이 머무는 육림관”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산림관리인은 “지난 수십년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어 별장 외에는 어느 용도로도 사용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든지 보수하고 지키며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

    건물이 철거된 빈 터에는 박대통령이 살아생전 심었던 기념식수 한 그루만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부의 예산 속에서 중장기 계획아래 지어진 역사적인 건물도 이렇게 아무런 제재 없이 허물어지는 마당에 문화재 격인 개인명의의 토지나 건물이 부서지고 파헤쳐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우리나라가 유럽의 대단한 나라들과 견주어 조금도 손색없는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려면 실제든 허구든 우리 것을 보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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