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의 정치(下)

    기고 / 시민일보 / 2006-12-25 16: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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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진 영 의원
    나는 ‘만파식적’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을 때 마음의 격동을 느꼈다. 정치는 그래야 한다. 만파식적의 새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은 결국 올바른 정치에서만 가능하다. 만파식적의 피리 소리야말로 바로 올바른 정치를 의미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정치를 몰랐다.

    나는 어디선가 들려올 듯한 만파식적의 피리 소리를 자주 떠올리곤 했다. 저 난장판 싸움터에서 울리는 신비한 피리 소리 그리고 평온. 그 피리 소리만 울리면 부모 없는 아이들도 따듯하게 자랄 수 있고, 구걸하던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화목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어린아이처럼 상상해 보곤 했다.

    나는 만파식적이 그리웠다. 한 많은 백성들의 고통을 씻어주는 그 만파식적을 꼭 찾고 싶었다. 만파식적으로 이루어질 새 세상. 그 세상이야말로 가뭄도, 장마도, 병화도, 역병도 돌지 않는 세상이다. 위선의 지배자, 사악한 지배자가 사라진 세상을 의미한다. 백성들의 원한도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요, 단 한줌의 갈등도 찾기 어려운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두가 하나로 어울려서 새 세상을 착실하게 일구어가는 새 천지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성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 정치라면 만파식적은 곧 정치의 본질이다. 그러기에 정치는 더 이상 백성들에게 고통과 눈물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눈물을 따스한 수건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정치는 빈곤과 고통도 덜어주고 다 함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치는 절대로 원한과 보복일 수는 없다. 마음속에 담아둔 온갖 원망을 봄눈 녹듯 사라지게 하고, 끝내는 다 함께 손잡게 하는 연대를 이룩해야 한다.

    정치는 모든 사람에게 안전과 행복을 보장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또한 무조건 강대국에 사대하거나 종속하는 식의 굴종의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나라의 문을 닫아 걸고 다른 나라를 욕하면서 자기만 잘났다고 생각하는 태도도 옳지 않다. 사람들이 당당하고 의연하게 다른 나라 사람들과 손잡고 살 수 있을 만큼 능력과 힘, 자신감 그리고 사람다운 신뢰도를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정치야말로 가뭄에 단비 기다리듯, 장마에 햇볕 기다리듯, 역병에 특효약 기다리듯, 침탈을 막을 장수를 기다리듯 그러한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만파식적의 피리를 불 수 있고 불어야 한다. 다 함께 만파식적의 피리를 부는 것, 이 땅에서 만파식적의 정치는 어느 한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만파식적을 불 때만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만파식적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소리 높여 말하고 알려야 한다. 그것은 곧 우리에게 ‘희망의 정치’가 어떤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야만 사람들은 정치의 허망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자신의 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 둘째, 만파식적의 정치는 우리가 다 함께 손잡아야 얻어진다는 것도 알려야 한다. 만파식적이야말로 우리의 것이지 저들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비록 그것이 왕을 위해 만들어진 피리라 해도 이제는 우리 자신이 바로 왕이라는 사실을 주장해야 한다. 그러기에 만파식적의 피리는 우리의 것이요 우리를 위해 불러져야 한다. 셋째, 우리가 필요하면 즉시 만파식적을 함께 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항상 만파식적을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야말로 만파식적의 정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순수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만파식적의 정치, 곧 희망의 정치를 펼쳐가야 한다. 만파식적을 찾아 그런 정치를 실현하는 일이라면 나 스스로 먼저 어떤 힘든 일이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짊어져야 한다. 우리는 바로 이 시절의 임금이기 때문에 만파식적은 우리의 온전한 몫이어야 한다. 그것을 부는 사람도 바로 우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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