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지역민의 민의도 감싸 안아야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7-01-15 19:11:16
    • 카카오톡 보내기
    민장홍(수도권부 차장)
    {ILINK:1} 경기도의회 규제개혁특별위원회와 ‘180만 7개 시·군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경기연합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천 하이닉스 공장증설 허용을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의 결의문은 하이닉스 등 현재 설비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33개 기업 55조6500억원의 투자를 즉시 허용하고 자연보전권역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기업에 가해지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철폐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예외적인 경우 이외에는 수도권내 공장 증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당장의 경쟁력만 보면 필요해 보이지만, 먼 장래를 보면 수도권의 집중은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면서 하이닉스 공장의 증설을 사실상 거부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내놨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하이닉스가 이천공장 증설을 통해 13조 5000억원을 투자, 6000명의 고용창출을 도모하겠다는 소식을 통해 들뜬 가슴을 안은 이천지역 주민들의 뜨거워진 가슴에 얼음물을 끼얹은 꼴이 되어 버렸다.

    이는 역으로 풀이하면 그동안 이천 지역 중소기업들이 중국으로의 공장이전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장기침체로 실날 같은 희망을 기다려 오던 과정에서 하이닉스의 공장 증설 소식은 지역민들에겐 서광과도 같은 존재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도모하고 싶었던 지역 주민들의 열망은 지난 5일부터 청와대, 산자부, 건교부, 환경부 등의 홈페이지에 정부를 성토하는 글을 올리며 여실히 증명됐다.

    한 네티즌은 “이천은 말만 수도권이지 수십년간 수도권정비계획법, 자연보전권역 등 각종 규제로 묶여서 공장유치나 4년제 대학교, 종합병원 등이 들어올 수 없어 주민생활이 피폐된 낙후지역”이라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하이닉스 공장증설마저 막을 거라면 차라리 이천을 수도권에서 제외시키라”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하이닉스 공장 증설 관련, 경기 이천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이천시 공설운동장에서 시민 1만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갖고 ‘즉각적인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증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이들은 “20만 이천시민은 첨단산업인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을 제한하는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사고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분노를 삭이지 못 했다.

    이 같음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일 개헌에 대한 야당 4당의 불참에 대응하듯 기자간담회를 개최, 능수능란하게 야당의 개헌에 대한 항거를 맞받아쳤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헌 추진을 위한 열린우리당 탈당 가능성과 관련“야당들이 개헌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다면 고려할 수 있다”며 다소 적극적인 교섭 자세를 보였다.

    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활 걸고 길거리로 몰려나온 12만 이천시민의 피토하는 열망보다 개헌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노 대통령의 의중을 엿볼수 있다.

    자고로 민주주의엔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되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논리가 있다. 이는 소수의 의견도 의견이고 언제나 다수결의 의견이 옳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소수의 의견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오직 본인의 주장대로라면 국민대다수의 권익을 위해 개헌만을 염두해 두고 12만의 소수 지역민의 목소리는 간과하는 대통령의 저의가 알고 싶다.

    과연 소수민의 목소리, 지역민의 목소리를 어루만지지 못하면서 국민 대다수의 목소리를 어떻게 아우르려고 하는지 그 논리가 궁금하다.

    하루 빨리 이천주민들의 뜨거워진 갈망이 굳이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주민들의 갈망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길 바란다.

    그 것이 소수 지역민도 감싸 안아야 할 국가 통수권자의 의무요 더 나아가 한 나라의 미래를 희망으로 이끌어 갈 대통령의 본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