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만의 파업이어서야

    기고 / 시민일보 / 2007-07-03 21:45:52
    • 카카오톡 보내기
    전대열(한국정치평론가협회장)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조합의 존재는 철저하게 노동자를 위해서다. 거대한 자본에 대응하여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힘없는 노동자들이 단결한 곳이 노동조합이다. 노조가 생겨나는 것에 대해서 자본 측에서는 강력히 견제했다. 노동자들이 떼를 지어 하나의 단체를 만들면 그 힘이 너무나 커질 것을 염려한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의 추세는 노동조합의 결성을 더이상 막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고 수많은 투쟁과 탄압 속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노조는 그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은 컸다. 감옥에 들어가고 권력의 총칼에 쓰러지며 해고의 아픔 속에 생계수단을 잃어버리고 자살을 택한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래도 세월이 흐르며 노동조합은 점점 성장했고 이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엄청난 ‘권력’이 되었다.

    민주화 이후 부쩍 성장한 노조가 복수노조를 인정받으면서 상호 선명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요구가 지나쳐 직장이 폐쇄되고 회사가 망해버리면 그나마 얻었던 생활의 터전은 어찌 되겠는가. 노조의 생명은 노동자의 후생복지를 좋게 하고 넉넉한 임금을 얻어내는데 있는 것이지 조자룡 헌 칼 쓰듯 아무 때나 파업이나 하라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말썽을 일으킨 현대자동차 파업은 노동자의 파업이 아니라 ‘노조’만의 파업이다. 현장 노동자도, 일반 국민들도 모두 탐탁해하지 않는 ‘노조 지도부’만의 파업은 한마디로 불법이며 무법이다.

    노동자와 유리된 소위 ‘노동귀족’들의 행패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번 파업은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 명분이다. 세상이 모두 아는 바와 같이 한미FTA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분야가 자동차다. 그들이 반대의 기치를 드는 것은 배부른 자의 오만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들의 분별없음에 한탄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애초 산별노조에 소속하는 것부터 이러한 사태는 예상되었다. 매머드 노조가 상급노조의 강경노선에 따르지 않는다면 산별노조의 지도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그 위에는 전국노조를 관장한 민주노총이 자리 잡고 있어 일사불란한 정치투쟁에 더 열을 올리기 쉬운 구조로 짜여져 있다. 따라서 현대노조가 독자적인 행동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도요타 자동차 등과의 국제 경쟁을 생각하면 자중해야 할 때다.

    더구나 파업은 무노동 무임금을 감수해야 하며 불법적인 파업은 지도부의 희생이 따르는 등 부담이 크다. 이번에도 조합원들의 찬반도 묻지 않고 마구잡이로 파업을 밀어부쳤다. 명백히 불법이다. 이들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파업은 결국 자동차 산업의 생산 차질만 초래하여 그나마 외국 자동차에 뒤지고 있는 생산성만 뒤떨어지게 만들 것이다. 해괴하고 명분 없는 파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노조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현장으로 복귀하는 길만이 국민의 신망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