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5)

    기고 / 시민일보 / 2007-08-12 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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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봉 譯(변호사)
    그것은 영국과 프랑스의 핵전략 차이로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었다. 드골의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기구에서 탈퇴하고 전 방위 전략을 내세웠으나, 대처는 NATO에 무게를 두고 미국의 전략 핵잠수함 “트라이던트” 도입을 핵전략의 주축으로 삼았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신념의 정치가라는 점에는 다름이 없었다.

    대처의 이 신념은 근면하고 종교심이 돈독하며, 가정을 소중히 여긴 부친 상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그런 만큼 별로 일하지 않는 자, 일할 수 없는 자,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아쉬움이 있다. 영국 경제를 재건하려면 중간계급과 지배계급의 노동 의욕을 자극하여 영국 전체의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이외에는 없으며, 그러자면 부자를 더욱 부유하게 함으로써 아래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었다.

    “부자를 때려눕히는 것으로는 가난한 자를 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밀어붙이면 당연히 빈부 차이가 확대되고 사회적 알력은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노동당 정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보수당 정부의 방식도 쓸데없이 노동 의욕을 빼앗기만 해서, 이래서는 부자나 빈자나 함께 몰락해버린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 병의 만연은 그 위기감이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빈자,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은 정책뿐만 아니라 그녀의 성격이기도 했다. 그녀가 요구하는 국민 상은 근면하고 능력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만큼 일하지 않는 자,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냉담했다. 그것은 대처의 관료 등용 법에도 여실히 나타나있다.

    대처는 각료에 대해 늘 자신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요구했다. 또 그에 반대하는 자는 차례로 잘라갔다. 그러나 관료에 대해서는 달랐다. 더 많은 플랜을 내는 자를 높이 평가했다. 선택의 갈래는 많을수록 좋았다. 대처의 취향에 맞는 아이디어만 내는 “대처 파”보다 일 벌레 편을 좋아했다. 장관의 지시만 바라는 관료는 그저 개혁이나 변혁에 저항하는 자일 뿐이었다. 대처는 그런 관료들을 무능하다고 하며 냉담하게 대접했다. 특히 외무 관료에 대해 그랬다. 그 때문에 외무부의 태반은 반 대처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대처를 미워하는 관료들은 적지 않다. 관료뿐만 아니다. 대처의 인품에 거부 반응을 가진 자는 상당한 숫자에 달한다. 그
    녀는 사랑 받는 정치가는 아니었다.

    그녀 자신도 국민들에게 사랑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대처는 사람들에게서 사랑 받는 것보다 오히려 존경 받기를 구했던 것이다.

    대처를 모신 어떤 스태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이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 받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만약 사태가 악화되어도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자는 그리 없을 것이다.”
    이것이 노력과 능력만을 내세워온 대처의 강점이고 약점인 것이다. 대처는 그 약점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바로 그 때문에 의지할 것은 자신 말고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만났을 때 마음의 뒷받침이 되는 것이 그녀에게 있다면, 그건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 이외에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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