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기고 / 시민일보 / 2008-02-13 18: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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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기 성(서울시의회 부의장)
    도시는 인간의 활동과 꿈이 실현되는 공간이며 선조들이 후손에게 물려 준 값진 유산이기도 하다. 루이스 멈포드는 ‘도시는 예술이요, 극장’이라고 말하였다. 한반도의 중심인 서울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한다면 새삼스러울까? 서울이 살기 좋은 곳이란 것을 많은 분들이 외국나들이를 하게 되면서 공통적으로 자각하고 있는 듯하다.

    근래 들어 서울에 세계최고층의 빌딩을 짓는 것에 대하여 우리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서울시내 중심가에 초고층빌딩을 건축하여 이것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하자는 주장도 빈번히 들려온다. 버즈두바이 162층 건물을 보면 그 보다 더 높은 빌딩을 갖고 싶은 생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런 경쟁의식의 발로일 것이다. 두바이가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너도나도 앞 다투어 그곳으로 구경 가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도 초고층빌딩의 유혹은 강렬할 수밖에 없다.

    랜드마크(landmark)란 원래 탐험가 등 사람이 특정 지역을 이동하는 중에 원래의 장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표지를 해둔 지리학상의 상징물을 의미한다. 현대적 의미로는 건물이나 상징물, 그의 구조물과 같이 쉽게 인식을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일본은 도쿄타워, 호주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는 에펠탑, 이집트는 피라미드, 러시아는 붉은 광장이라는 자료가 올라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서울의 지형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있고 굴곡이 많은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도심에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남산이 있다. 남산이야말로 서울 웬만한 곳에서는 눈에 띄는 랜드마크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공시설물로서 랜드마크를 꼽아 본다면 마땅한 건물이 생각나지 않는다. 63빌딩도 이제는 성에 차지 않는 우리이니까. 서울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고려한다면 ‘숭례문’도 어느 정도 의미는 있을 터이지만 참담하게도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100층 이상의 건물이 도심에 들어서면 랜드마크로 자리할 수 있을까? 고층빌딩의 높이로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단일건물만을 갖고 랜드마크라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요, 외국인의 마음을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 초고층건축물과 함께 그 저변에 더 많은 볼거리들로 채워져야 할 것으로 본다. 전통문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첨단 현대화된 시설과 함께 공존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단순히 세계에서 몇 번 째가는 빌딩을 짓겠다고 하기보다는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어 인간이 살기 좋은 도시의 모습으로 남산을 친환경화 시키고 한강과 조화를 이루는 초고층빌딩이 한강변에 건립되었으면 한다. 서울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쾌적성이 높은 도시로, 1000년 이상을 내다보는 창조의 시각으로 랜드마크를 만드는데 많은 공감대와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미래의 도시란 접근성·편의성·쾌적성·조화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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