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와 쇠고기재협상

    기고 / 시민일보 / 2008-05-21 19:53:55
    • 카카오톡 보내기
    송영길 (통합민주당 의원)


    국회 농해수위에서 한미 쇠고기재협상 촉구결의문과 가축전염예방법개정안 통과가 한나라당의 비협조로 무산되었다. 권오을 농해수위위원장이 불참하였다. 한나라당이 쇠고기재협상 촉구 결의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의 민심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말대로 국제간협상에서 이미 체결한 협상을 재협상하기란 쉽지가 않다. 금반언의 원칙에 반할 수도 있다.


    문제는 국회이다. 한나라당은 여당이 아니라 이문제에 관해서는 행정부대 의회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회가 여야합의로 재협상을 결의하면 행정부는 이를 핑계로 재협상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도 그렇게 했다. 한미 FTA 협상체결이후 민주당이 지배하는 미국의회가 환경단체와 노동조합을 의식하여 환경,노동문제등에 대한 추가협의를 요청해서 다시 협상이 재개된 것이다.

    한미 FTA 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나역시 심혈을 기울여서 추진해왔던 현안이다. 한미 FTA 체결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활로를 뚫어 나가는 여러가지 전략적 수단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러면 선점효과가 필요하다. 미국대선이 오기전에 이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한미 FTA 를 비준할 수 있는 전제조건의 정비이다. 국회차원에서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결의문을 통과시키고 정부차원에는 이를 기초로 재협상에 나서는 한편, 피해산업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런 분위기가 선행될 때 한미 FTA 비준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미 FTA는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FTA 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난 FTA 협상과정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의 근거조항인 한반도역외가공위원회 설치문제에 집착하였다. 마침내 조문화되었다. 그런데작금 남북관계의 경색화로 볼때 한미 FTA 가 체결되어도 과연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가 현실화될 것인가에 대해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명박 손학규 대표회담에서 손학규 대표가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하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대표와의 회담도 무산되었다.애초부터 합의를 이끌어낼 회담이 아니었다. 그런데 청와대측에서 급작스럽게 손학규 대표를 대통령이 직접 만나겠다는 제안을 박재완 수석을 통해 해왔다. 초중고생들까지 거리로 나오는 마당에 이를 수습하기 위한 대화를 거부할 수 없어 야당대표는 대통령의 면담요청에 응했다. 나역시 손학규대표에게 대표회담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을 하였다. 문제는 사전에 실무차원에서 면밀한 협의를 통해 합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회담을 준비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하는 일이 즉흥적이다. 일산경찰서를 전격방문하여 성폭행미수범을 검거한 일, 보기에는 시원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경찰의 지휘계통을 교란시킨 면이 있다. 그래도 범인을 잡았으니까 바로 보이는 성과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다르다. 한미 쇠고기협상도 그렇고 한미정상회담도 그렇고, 즉흥적인 남북연락사무소 교환설치제안도 그렇다.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사문제 발언도 전략적 고려가 없는 즉흥적인 발상이다. 바로 독도문제로 다시 한일관계가 문제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얻은 것이 무엇인가 ? 일반 시민들도 말한다. 카트차 한번타고 어깨한번 두드린 댓가가 이렇게 큰 것인가 한탄한다. 현대건설사장 이명박이 사업상 부시대통령을 만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만난 것이다. 둘간의 개인친교가 아니다. 국제관계는 냉정하다. 21세기 전략동맹 구축이라고 미사여구를 폈지만 공동합의문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기자회견문 형식이었다. 21세기 전략적동맹으로 격상되었다고 하는데 무엇이 격상되었는가. 무기판매수준? 미영동맹,미일동맹 수준으로 되었다는 것인가. 동맹수준에 대해 부시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 7월 한국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구체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아쉬운 점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중 다음 대선주자인 매캐인후보와 민주당의 오바마,힐러리를 만나고 오지 못한 점이다. 같은 시기에 미국을 방문한 브라운 영국총리는 영국 대사관에서 매케인,오바마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도 한국을 방문하면 여야 대표인사는 물론이고 재야시민지도자들까지 만나고 돌아간다. 임기가 다 끝나가는 부시만 만나 쇠고기협상 항복선언하고 어깨한번 두들기고 온 것 말고 무엇을 얻었는지 자조석인 평가가 많다. 시장에 가서 들어도 듣는 이야기이다.

    한일의 과거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다.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그런데 소위 국내의 뉴라이트 세력들이 일본의 <새역사를 만드는 모임>처럼 스스로 교과서를 왜곡시키려고 한다. 일본 우익들도 자학적 역사관을 탈피하자면서 일본 근현대사의 왜곡을 시도하였다. 동일한 논리로 교과서 수정을 시도하고 있다. 우려할 일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