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격앙… 85개법안 처리 좌절?

    정치 / 시민일보 / 2009-01-04 18: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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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조건부 대화” 제의 VS 한나라 “先 농성해제” 주장
    與 “불법도전·오만한 태도가 문제”
    野 “與·김형오의장 모두 靑 하수인”



    국회 사무처가 주말을 기해 민주당과 민노당이 점거농성 중인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의 강제 해산을 시도하면서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 연초 정국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4일 조건부 대화를 제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날 법안의 직권상정 처리를 않겠다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약속을 전제로 ▲본회의장 즉시 정상화 ▲임시국회내 법안 선별 처리 등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요청한 85개 법안에 대해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본회의장을 정상화하고 한나라당과 협의가능한 법안심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85개 법안중 여야 쟁점이 없거나 논의 가능한 58개 법안 임시국회 회기내(1월8일) 처리 ▲27개 여야 쟁점법안 2월 임시국회 논의 ▲법사위 계류중 53개 법안 중 여야 쟁점 없는 37개 법안 이번 회기내 처리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선 농성해제를 들고 나오는가 하면, 강경일변도의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농성 중인 민주당에 대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박희태 대표는 “지금 민주당은 단순히 폭력으로 국회를 점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회의장의 공권력을 짓밟고 있다”며 “이 공권력에 대한 불법도전과 오만한 태도가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법을 만든다는 국회가 이제는 법이 없다. 질서 창조의 원천인 국회가 질서를 송두리째 짓밟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국민 앞에 국회를 이야기하고 국민 앞에 나설 수 있겠는가. 참으로 한심하다. 아프리카에도 없는 이런 폭력상태가 버젓이 지금 선진국에 들어가겠다는 이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개탄스럽다”고 국회폭력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오늘이라도 즉각 불법폭력점거와 공권력 무력화의 작태를 중지해 달라”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 쪽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취했다.

    그는 “의회폭력을 민주화투쟁을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화투쟁은 15년 전에 이미 끝났다”면서 “행정부가 일할 요건을 만들어주고 반대를 하던지 해야지, 아예 일도 못하게 폭력으로 정부를 부정하고 폭력으로 의회를 점거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박순자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처리하고자 하는 85개 법안은 경제회생, 그리고 민생과 관련된 개혁법안”이라며 “경제위기로 어려운 서민들의 민생을 챙기고자 하는 그런, 지금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회의장을 점거하고, 인간사슬까지 만들어 폭력으로 법치를 의회에서 무너트리고 있다”며 “의회민주주의에 입각하여 법과 원칙을 따르는 민의의 전당을 민주당은 폭력과 파행으로 국민들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어 그는 김형오 의장이 한나라당 출심임을 의식해 “우리 모두는 김형오 의장님을 믿는다”며 사실상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대변인실은 이날 국회 불법폭력사태에 대해 논평을 내고 비겁한 한나라당, 비겁한 김형오의장, 비겁한 박계동 총장은 모두 청와대의 하수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한마디에 사시나무 떨 듯 덜덜 떨면서 민주당과 국회를 불법으로 짓밟고 있다”며 “그들이 진정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이 모든 상황을 두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러면서 그들의 입으로 국회의 권위와 법을 운운하는 건 정말 후안무치한 일”이라면서 “어제는 국회 경위들은 물론 방호원들까지 불법으로 총 출동시켜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을 폭력으로 제압했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심지어 경찰을 투입하겠다는 이야기도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은 “하라는 인적쇄신은 안하고 대리경질로 국민을 무시하며,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더니 이제는 경위와 방호원들에게 대리전을 치르게 하고 뒤에 숨어 구경하고 있는 당이 172석의 집권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의 비겁함에 측은지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25개 MB악법을 60개의 법안에 슬쩍 끼워 광속으로 날치기 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며 “의장은 직권상정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형오 의장과 박계동 사무총장은 뒤에 숨어 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얘기해야 한다. 의원과 보좌진 50여명의 부상자를 낸 불법폭력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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