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희생 강요 ‘뉴타운 방식’ 손보겠다”

    기획/시리즈 / 시민일보 / 2009-02-05 19:48:21
    • 카카오톡 보내기
    인터뷰-오세훈 서울시장

    “부작용 고려된 대안으로 억울한 세입자 만들지 않을것
    ‘주거품질+안정성 보장’시프트 청약경쟁률 110:1 기록
    경인운하 건설땐 물류보단 관광초점… 부가가치 이끌어
    市 수돗물 수질 시민에 인정받기위해 병입수돗물 판매”


    [시민일보]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서울시의 주택정책과 관련, ‘용산참사’에서 드러났듯이 각종 문제를 안고 있는 현행 뉴타운 방식에 대해 “지나치게 저소득층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은 이번 기회에 분명히 손을 보겠다. 이것이 서울시의 원칙”이라며 사실상 전면 재검토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시민일보> 고하승 편집국장과의 대담에서 “지금까지의 주거환경개선사업들은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을 포괄하는 개념인데, 지나치게 효율성 위주로 진행돼왔다”며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이분들을 배려하고 공존해야 하는 건 아닌가하고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 작업을 하려니까 엄두가 안 나고 기존의 프레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메스를 들이대기 힘들었던 거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이번에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공론화 됐을 때 이 기회를 놓치는 건 어리석은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건이 난 바로 다음날 제가 서울시의 입장을 밝혔다. 지나치게 저소득층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은 이번 기회에 분명히 손을 보겠다. 이것이 서울시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점차적으로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이미 각종 매스컴에서 경쟁적으로 보도되는 있는데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제도를 바꾸게 되는 문제점이 야기될 수도 있다""며 “격정이 지배하는 시간이 좀 지나면 생각을 숙성시켜 부작용까지 충분히 고려된 대안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은 “그래서 원론만 말씀드리면서 억울한 세입자들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서울시의 주거환경개선정책자문위원회에서 “서울시의 주거환경 정비사업을 광역 개발방식으로 통합해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고 현행 뉴타운 사업의 여러가지 문제점도 지적된 바 있다. 이후 서울시 주택정책(뉴타운 포함)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지금까지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등 주거환경개선사업들은 지나치게 효율성 위주로 진행돼왔고, 그러다보니 저소득층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이 되고 말았다. ‘빨리빨리’를 숭상하는 우리의 가치, 이게 문제다. 사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늘어지면 늘어지는 만큼 비용, 원가상승이 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그것 자체가 가격을 다시 올리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빨리하는 게 선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되니까 결국 주거세입자, 상가세입자의 희생과 그 분들의 눈물을 바탕으로 해서, 기존에 그 지역에 거주했던 소유 자본들, 시행사, 시공사가 이익을 분배해가는, 말하자면 부가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더 가지고 가는 그런 형태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지나치게 저소득층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은 이번 기회에 분명히 손을 보겠다. 이것이 서울시의 원칙이다. 다만 조심스러워서 지금은 구체적인 말씀은 안 드린다.

    지금은 뉴타운과 같은 계획을 발표하는 것보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프로세스를 밟아가면서 잠재되어 있는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른바 ‘오세훈 아파트’라 불리는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이 연일 기록을 갱신해가고 있는데, 기존의 임대아파트와 차이점이 있다면?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 갈 생각인가.
    ▲얼마전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의 청약경쟁률이 110:1을 기록(8차공급 ‘서울숲아이파크’)하면서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사실 시프트는 임대주택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단순히 임대주택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주거품질과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다.

    우선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우리정서를 반영해 전세가격을 시중의 55~80% 수준으로 낮췄고, 요즘같이 전세가격이 계속 떨어질 경우에는 또 그에 맞춰 가격조정에 들어간다. 주변 전세금 20% 이상 하락시 전세금 최대 10% 인하된다. 또 한번 입주하게 되면 20년까지는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임대주택은 10평 내외의 극소형주택이 주를 이뤘으나 시프트는 10평형부터 40평대까지 마련해 다양한 시민들의 거주형태를 충족시켜주며, 대부분의 임대주택이 외곽에 위치했던 것에 비해 시프트는 역세권에 위치하면서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시민들의 교통 편리까지 고려했다.

    이처럼 시프트는 철저히 시민의 입장에서 디자인된 ‘실질적인 거주공간’이기 때문에 거품이 빠진 부동산 시장에서도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시프트’가 시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게 지속 가능한 사업인지 의심스럽다. 예산 문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2018년까지 11만호 정도 공급할 계획이라는데 재원 마련 등 무리한 부분은 없는가.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도입할 때부터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시프트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검토를 시키면서도 속으로는 ‘안 된다’는 대답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공무원들 많이 접해 보셨겠지만, 새로운 시도 하는 것을 굉장히 겁내하고, 웬만하면 현상유지 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검토를 시키면서 ‘안된다’고 하면 일정부분 서울시나 공공에서 보조를 해가면서 추진 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자본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했다. 설명을 들어보니 충분했다. 분양아파트가 엄청나게 거품이 끼어있던 것이다. 10평형대는 55% 40평형대는 80%를 원칙으로 해서 추진해도 손해 안 본다는 거다. 마음을 비우고 이익을 안 남기겠다고 마음먹으면 전세로 돌려도 가능하다는 거다. (돈 문제는)걱정 없다.

    문제가 있다고 하면, 땅이다. 서울은 이미 초만원이기 때문에 빈 땅이 없다. 따라서 임대주택처럼 그린벨트를 풀어서 지으면 좋겠는데, 시프트는 역세권에 짓겠다는 것을 원칙을 세우고 있다. 어려운 분, 차도 없는 분들한테 산기슭에서 버스정거장까지 나와서 다니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러다보니까 물량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게 매입형이다. 아파트가 만들어지면 역세권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줄 수 있으니까 일정부분을 달라고 해서 그걸 매입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2018년까지 앞으로 10년 동안 11만2000가구를 분양하는 게 가능하다고 나와 있는 거고, 2010년 2만1000가구까지 가능하다.

    -얼마 전 사유화된 한강변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한강공공성회복선언’을 발표했는데, 한강르네상스가 한창 진행중인 지금 ‘한강공공성회복선언’을 발표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가장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는 매체에서는 ‘어차피 슬림하게 뽑아 올리는 아파트 주민들의 앞마당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을 한다. 그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지금 100% 사유화 되어 있는 공간을 자유시장 경제 상황에서 어떻게 100% 다 뺏어낼 수 있겠는가. 방법이 없는거다.

    다만, 타이밍상 재건축이 코앞에 다가온 곳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해서 그런 원칙을 세워서 발표를 한 거다. 적으면 25%, 많으면 40%, 특히 여의도는 40% 받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국제업무지구가 들어가기 때문에 많이 높여 주고 40% 면적을 받아낸다는 것은 적은 면적이 아니다.

    출입구가 꽁꽁 막혀 있었을 때 사유화 되는 거지. 1/4~1/3이 넘는 공간을 받아내면 거기에 직접 연결되는 도로가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내버스도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올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지금의 패러다임으로 생각하는 한강변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지하철역이나 버스정거장 같은 것도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고, 88 고속도로도 지하로 연결해 놓으면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형태가 되는 거다.

    또 그 넓은 곳을 공원으로만 만들겠는가. 각종 업무시설, 상업시설이나 문화시설이나 체육시설이나 공원 같은 것을 만들어 넣어서 되도록 많은 시민들이 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는 거다. 그렇게 되면 25~40%정도 되는 공간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쓰이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서 창출될 수 있는 부가가치는 경제가치로 따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지금까지 계산해오는 방법대로, 거기에서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정도로 판단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주말만 되면 막히는 도로를 다니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 팍팍한 도시 생활을 하고 있는 서울시민들에게 엄청난 휴식공간을, 서울시내에서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마지막 희망의 공간이 한강이라고 본다면, 그건 계량화하기 힘든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

    -오 시장께서 최근 ‘한강 공공성 회복’과 경인운하를 연결 지어 발언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경인운하와 한강 공공성 회복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나.
    ▲분명히 경인운하가 만들어지면 물류보다는 관광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화폐가치로 계량화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비행기로 1시간이면 왔다 갔다 하는 데 배타고 10시간씩 가겠냐고 하는데 정말 무식의 극치다. 그럼 북유럽에서는 비행기가 없어서 크루즈를 타고 가는가.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경인운하는 계량화 할 수 없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가 생기는 개념을 봐야 옳다.

    중국 동부 연안에 신흥부자들이 엄청나게 늘어날 거고,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3만, 4만, 5만달러 시대로 갈텐데, 그 시절이 되면 양국 간에 엄청난 교류와 관광을 바라는 수요가 생길 것이고 한강이 가장 고급스런 루트가 되는 것이다.

    비행기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루트가 생길 거다. 저녁때 타고, 석양을 바라보면서 경인운하를 거슬러 올라가서 한강 국제 업무지구에 내려서, 최첨단 업무지구에서 하룻밤 잘 수 있고, 이런 관광상품을 생각해보라. 가슴 뛰는 이런 관광상품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현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인운하에 대해 물류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홍보정책을 잘못 펼치고 있는 것 아닌가.
    ▲급하게 해서 그렇다. 논리개발을 못했다. 국토부에서도 하라니까 하는 거 하고, 2년 정도 숙성된 제 생각이랑 같을 수 없는 거다. 경인운하를 만들어 놓으면, 지금은 잠실 수중보가 있기 때문에 잠실 이상은 못 올라가지만, 그 때는 잠실 이상으로 가자고 할 거다. 아마 자연스럽게 그런 얘기가 나올 거다.

    앞으로 뭘 생각해도 문화나 관광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경부운하도 처음에 물류로 접근을 했기 때문에 나중에 관광 얘기해도 국민이 믿지를 않는 거다. 물류 가지고는 설명이 안 되니까 난데없이 웬 관광이냐. 그렇게 되는 거다.

    -한강르네상스와 관련해서 노들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데, 섬에 지어놓으면 오페라나 공연 보러가는 사람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비판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단순히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렇다. 그러나 그게 완공되는 건 7-8년 뒤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도 만들어지고, 한강에 배가 떠다니고, 경인운하도 통과를 했을 거고, 한강르네상스는 절정에 이르렀을 때다. 수상교통수단을 비롯해서, 모노레일도 돌게 된다. 지하주차장, 대중교통, 보행 육교도 들어가고, 종합적으로 사고를 하면 상상을 못하는 변화가 그 시간의 흐르는 동안 있을 수 있는데, 딱 지금의 시각으로만 지도를 보면서 지어놓고 ‘어떻게 가서 보나’ 그런 생각을 하는 거다.

    사실 최적의 위치다. 저도 서울시장 후보 당시 노들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솔직히 유보적이거나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었다. 거길 어떻게 수천명이 들어갔다 나올 수 있나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입지는 좋은데, 사실 랜드마크를 세우기에는 최적의 입지다. 88도로 타고 들어오면서 보고, 강 한 가운데 멋진 건물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것 빼고는 장점이 없더라.

    그런데 서울시에 들어와서 2년 정도 하면서 입체적으로 보게 되니까 완전히 개안이 되고 시각이 달라졌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병입수돗물 판매인데, 민영화를 위한 전 단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반대하시는 분들의 논리는 잘 알고 있는데, 100% 오해다. 굉장히 이익이 남는 장사인데 서울시 입장에서 그걸 왜 팔겠는가.

    이걸 보시면 얼마나 이익이 남는 사업인지 알 수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급수관을 전부 다 바꿨다. 배관망을 녹이 안 스는 배관망으로 바꿔가지고 유수률이 91.8%까지 왔다. 선진국 수준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하는 건데, 그것이 다 수도세 받아가지고 하는 거다. 그러면서도 자금이 여유 있게 돌아간다. 그래서 지금 5개 정수장을 전부 고도정수처리시설로 바꾸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원래 2013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2012년까지 끝내는 걸로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물에서 나오는 것을 전부 재투자를 해서 수질 높이는데 쓰고 있다. 이게 적자면 할 수가 없다.

    수돗물 수질 엄청나게 좋다. 지금 145개 검사를 하고 있다. 안 믿을까 봐 국내에서 안하고 미국에 보내서 한다. A클래스 등급이 나온다.

    서울시 수돗물, 안 끓이고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왜 병입판매 아이디어를 냈냐하면, 안 믿는 거다. 시민들에게 수돗물 믿어도 좋다고 해도 선입견 때문에 안 믿는다. 그래서 병입수돗물 판매는 서울시 수돗물 수질 인정받기 위한 접근일 뿐이다.

    지금 만들어지는 법에 분명히 동일한 프로세스를 통해 가정으로 들어가는 동일한 품질의 물만 팔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아무 수돗물이나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집으로 들어가는 물과 동일한 품질의 물만 팔 수 있다는 거다.

    근데 일부 사람들이 왜곡을 시켜서 민간위탁을 전 단계라고 하는데, 민간위탁을 하기 위해 병입판매를 한다는 건 논리가 안 되는 거다. 또 수질을 달리해서 1등, 2등 시민이 생긴다거나 돈 있는 사람만 병입수돗물 사먹는다 하는데, 그것도 거짓말이다. 법에 동일한 품질을 팔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공천회 하면 다 밝혀질 내용들이다. 병입수돗물 판매 막기 위해 정수기업자, 샘물업자들 엄청나게 로비한다. 반대론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진짜 시민들을 위한 정책을 모르는 상태에서 업자들 가락에 놀아나는 거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고하승 편집국장이 본 吳시장은
    막힘없고… 당당하고… 솔직하고… 믿음직한 ‘서울시 리더’

    언론인으로서 그동안 무수히 많은 정치인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의 전·현직 대통령은 모두 만났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 정세균 민주당 대표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친박연대 서청원, 이규택 대표 등 소위 ‘내로라’하는 여야 정치인들과 어떤 형태로든 만나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그 외에 6선의 홍사덕 의원부터 초선의 권영진 의원에 이르기까지 대화를 나누었던 국회의원들 수만 어림잡아도 족히 100여명은 될 것 같다.

    지금 실명을 거론한 분들이야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거론되지 않은 100여명 가운데는 상당수가 그렇듯이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사실 재미가 없다.

    특히 공식적인 만남이나 인터뷰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보좌진이 써준 글을 읽어내려 가는 정도이거나 그들에 의해 학습되어진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달랐다.

    막힘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당했다.

    특히 한강공공성회복 선언이나 병입수돗물 문제, 뉴타운의 문제점, 시프트 주택의 정책방향 등을 설명할 때에는 확신에 찬 표정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그에게 서울시 청사진이 뚜렷하게 박혀 있지 않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언론인 경험상 실무진에 의해 학습된 발언이라면 그토록 당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다소 난처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비록 오프더 레코드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굳이 회피하려 들지 않았다.

    지나치리만큼 솔직했다. 그런 그가 서울시를 이끌어 가기에 믿음직스럽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