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망주들 활약에 세계도 '깜짝'

    스포츠 / 차재호 / 2009-10-11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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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김민우등 스타 탄생
    전 세계가 아시아 변방에서 날아온 어린 선수들에게 깜짝 놀랐다.

    '새내기 지도자' 홍명보 감독(40)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청소년 대표팀은 9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이집트 수에즈의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가나에 2-3으로 석패했다.

    비록 연일 승승장구했던 상승세는 8강에서 멈추고 말았지만, 이들의 활약은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당초 16강 진출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으로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에서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지켜본 팬들을 만족시켰다.

    더욱이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게 할 많은 유망주들을 발굴했다는 점은 성적보다 더욱 기쁜 성과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빛을 본 한국의 대표적인 유망주를 꼽는다면 단연 '작은 거인' 김민우(19. 연세대)다.

    조별리그 C조 2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뛰어난 발재간을 선보이며 동점골을 뽑았던 김민우는 16강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김보경의 선제골을 이끌어 낸데 이어 스스로 2골까지 뽑는 맹활약으로 홍명보호의 대표스타가 됐다.

    김민우가 넣은 3골은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신연호가 갖고 있는 기록과 타이기록이다.

    왼쪽 측면 공격수 출신의 김민우는 현재 재학 중인 대학에서는 측면 수비수를 맡을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다재다능한 선수다.

    파라과이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팀의 대승을 이끄는 등,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단연 돋보인 홍명보호의 특징은 당초 기대했던 구자철(20. 제주)과 조영철(20. 알비렉스 니가타), 이승렬(20. 서울) 등의 프로선수의 활약보다 김민우를 시작으로 한 대학생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U-20 대표팀 전체 21명 가운데 대학생 선수는 8명에 달한다. 이들은 청소년팀 소집 초창기부터 홍 감독 아래에서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아 주전 자리를 꿰찬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돋보였다.

    김민우를 비롯해 8강 진출의 주역이 된 공격 자원 박희성(19. 고려대), 김보경(20. 홍익대)과 앞선 16강까지 단단한 수비력을 발휘했던 수비진의 홍정호(20. 조선대)와 김영권(19. 전주대), 오재석(19. 경희대) 등이 대학생 선수들이다.

    비록 아쉽게 26년만의 4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이번 대회의 호성적으로 향후 있을 2012년 런던올림픽 등에서 한국 축구의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KFA) 회장(63)은 현재의 청소년팀을 런던올림픽 대표팀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국내 축구 팬들은 아직은 다듬어지고 있는 원석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더 많은 연마과정을 거쳐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어질 날을 기약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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