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SK', 또 다시 재현된 두산의 아픔

    스포츠 / 차재호 / 2009-10-15 11: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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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긴 악연은 올해도 되풀이 됐다. '이번 만큼은'을 외쳤던 두산이 '이번에도' SK의 벽에 막혀 주저 앉았다.

    두산 베어스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14로 대패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또 한 번의 복수 기회가 허무하게도 날아간 것이다.

    항상 꾸준한 전력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던 두산은 유독 포스트시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최근 3년간 두산의 앞길을 방해한 쪽은 SK였다.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한국시리즈를 밟은 2007시즌에는 2승4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은 이때만 해도 악연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예상하지도 믿고 있지도 않았다.

    확실한 에이스 리오스가 일본으로 건너간 2008시즌에도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신고선수 출신인 김현수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는 등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여전히 리그에서 맹위를 떨쳤다.

    SK를 맞닥뜨린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의 출발은 좋았다. 두산은 랜들이 1차전을 책임지며 먼저 승리를 맛봤다. 하지만, 랜들 외에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던 두산은 내리 4경기를 내주며 또 다시 SK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2009시즌에도 두 팀의 맞대결은 어김없이 성사됐다. 이번에는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플레이오프 무대였다. 그리고 앞선 두 시즌과 마찬가지로 초반 분위기는 두산이 가져갔다.

    올 시즌 만큼은 두산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김경문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올해는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어느 때보다 승리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두산은 원정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쓸어오며 한껏 기세를 높였다.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대결이 임박한 듯 보였지만 SK는 두산을 호락호락하게 놓아주지 않았다.

    1승만을 남게 뒀던 두산은 믿고 싶지 않은 3연패로 시리즈에서 자취를 감췄다. 선수들과 김경문 감독 모두 충격을 받을 만한 결과였다.

    경기가 끝난 후 김경문 감독은 "감독이 잘못한 것"이라고 계속된 패배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습이었지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내비쳤다. 김 감독은 "(계약기간이) 2년 남았다. 내년에 팀을 다시 만들어서 오뚝이처럼 도전할 것이다. 언젠가 이기면서 끝을 맺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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