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날 즈음하여

    기고 / 문찬식 기자 / 2009-11-09 09: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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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인천 남부소방서 서장)
    살신성인(殺身成仁)이란 자기의 몸을 희생해 인을 이룬다는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천안시 유량동에 위치한 태조산 아래에는 소방인들의 요람인 중앙소방학교가 있고 학교내 한편에는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화재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가 희생하신 분들의 혼을 기리기 위한 충혼탑이 있습니다.

    생각하기 싫은 2001년 3월4일 서울 홍제동 다가구주택 화재, 그날 그 자리에도 소방관은 있었습니다.

    새까만 농연과 치솟는 불길 속에서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자 그들은 불속으로 뛰어 들었고 뜨겁게 달구어진 건물은 결국 젊은 소방관 6명의 목숨을 희생시켰습니다.

    안타까운 이날의 사고를 계기로 고귀하게 순직하신 이들의 살신성인 정신의 넋을 기리고자 해발 119m에 기단을 쌓았고 그 위에 희생과 봉사정신인 119를 상징하고자 11.9m의 탑을 설치했습니다.

    충혼탑 뒤에는 306명의 위대한 소방관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위패마다 처한 사연이 다를 지라도 위급에 처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다가 산화해 부활의 빛으로 모두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그들이 있기에 오늘에 우리가 있고 내일의 희망과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남은 우리는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야 할 것이며 그 유가족들을 돌아보며 불편한 것이 없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11월9일은 제47주년 소방의 날입니다.

    이날 전국적으로 각종의 행사가 치러지겠지만 한번쯤 먼저 가신 이들을 생각하는 날이 됐으면 합니다.

    이 땅에서 어떠한 재난이나 재해로 인해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그것을 실천하고자 소방은 밤과 낮 구분 없이 지금도 눈물과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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