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깜박한 사이, 사라질 수 있는 것

    기고 / 문찬식 기자 / 2010-03-31 09:01:20
    • 카카오톡 보내기
    김영호(인천 계양소방서 계산119안전센터)
    새벽 2시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다. 신고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방송에서 들려오고 이어 화재출동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린다.

    화재출동은 언제나 그렇듯 온몸에 약간의 긴장을 가져다 준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주택의 다락방 창문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구조대가 인명검색을 위해 현관문을 두드려보니 깊은 잠에 취한 한 청년이 비몽사몽 누구냐고 물었다.

    화재신고가 들어와 출동한 소방관이라고 말하자 우리집은 아니라고 했다.

    잠시 후 연기가 자욱한 내부를 확인해 보니 불이 꺼진 가스렌지에 검게 그을린 냄비가 올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머리를 긁적이며 가스렌지에 냄비를 올려놓은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잠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인천시에서 발생한 6,201건의 화재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2,610건으로 이 가운데 음식물 조리시 부주의가 383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383건 중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가 245건(6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조리 중 자리를 비우거나 외출하는 등의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화재였다.

    ‘잠깐은 괜찮겠지?, 잠깐 나갔다도 괜찮겠지?’하는 안전불감증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상기 사례처럼 냄비만 탄다던지, 가스렌지 주위만 검게 그을리는 사례는 누군가에 의해 일찍 발견돼 큰 화재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다.

    대형화재도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됐다는 것을 우리는 뉴스에서 자주 접하지만 ‘나는 아니겠지, 이런 경우는 해당되지 않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당신의 안전습관과 실천이 바로 그것이다. 음식물 조리 중 부주의로 인해 소방차가 출동한 것은 본 적이 있는가? “조심 좀 하지”하면서 돌아설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내가 되지 않도록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