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신영옥 아닌 루치아 보여줄 것”

    문화 / 차재호 / 2010-04-11 15:24:36
    • 카카오톡 보내기
    17년만에 고국무대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공연
    “영화같은 오페라 기대하세요”… 예술의전당서 19일 개막”


    소프라노 신영옥(사진)이 17년 만에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고국무대에서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의 세 가지 살인 비극 시리즈 두 번째로 기획한 이 작품은 영화적인 기법으로 극중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연출자 마리오 코라디는 9일 “루치아는 역사 속 배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한 인간이 겪는 불행한 인간관계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페라는 역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일부 시대적 배경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줌 인, 줌 아웃 등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섬세한 심리묘사를 다양하고 복잡한 기술을 통해 무대 위에서 실현하고자 한다”며 “매우 영화적인 기법을 통해 오페라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신영옥에 대해서는 “그녀는 이 시대 최고의 루치아”라며 “그녀가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평생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소름끼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주인공 루치아를 맡은 소프라노 신영옥은 “1993년에 한국에서 루치아를 공연한 후 17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오페라 하면 보통 멀게 느껴지는데 이번 작품은 영화처럼 가깝게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대도 돌아가고 섬세한 디테일이 들어간 그런 아름다운 의상들이 공개된다”며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과거에는 경험이 없어 남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고정된 연기를 했다”며 “경험이 없으면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해도 연기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지금 난 무대 위에 선 신영옥이 아니라 루치아”라며 현재 자신의 연기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예술감독 이소영은 “루치아는 국립오페라단이 반드시 짚고 나가야 할 작품이었다”며 “벨칸토 오페라의 순수한 맛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루치아가 적대 관계의 집안인 에드가르도(정호윤)를 만나 사랑에 빠지나 오빠 엔리코(우주호)의 방해로 오해 속에 헤어지게 되는 내용이다. 결국, 루치아는 정략결혼을 한 뒤 정신착란에 빠져 남편 아르투로(전병호)를 죽이고 자살한다. 에드가르도 역시 루치아의 죽음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오페라의 백미는 루치아가 남편 아르투로를 죽인 뒤 피 묻은 잠옷을 입고 나와서 20분간 혼자서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다. ‘불후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이 아리아로 명성을 얻었다.

    신영옥 역시 해외 오페라 무대에서 루치아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캐나다오페라컴퍼니와 공연했을 때는 언론으로부터 “극장 역사상 가장 위대한 광란의 장면”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19, 21, 23,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VIP석 15만원,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B석 3만원, C석 1만원.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재호 차재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