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차 배려는 생명에 대한 배려"

    기고 / 문찬식 기자 / 2010-04-27 08: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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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태(인천 강화소방서 구조대)
    따뜻한 햇살이 나의 눈을 부시게 하는 봄이 왔다. 곳곳의 개나리며 진달래며 요즘 나의 눈은 황홀경에 빠져있는 중이다.

    그러나 건조한 날씨와 논두렁 태우기 등으로 화재는 질투라도 하듯 요즘 더 나와 친해지려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소방차량으로 긴급을 알리는 사이렌을 울리며 도심을 가로지른다.

    하지만 도로를 주행 중인 많은 차량과 출동로상의 불법 주·정차량들로 인해 그 진행은 우리의 마음과 같지 않고 더디기만 하다.

    모든 차량의 운전자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차량운전자들은 긴급차량의 피양의무를 무시하기 일쑤고, 긴급차량은 다소의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신속한 출동을 위해 차량사이로 이리저리 곡예운전을 한다.

    굳이 소방 관련법이나 도로교통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애써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앞서 진행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어디 불이 났거나 누군가에게 큰 위험이나 어려움이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텐데도 양보의 마음이 생겨나지는 않는 모양이다.

    화재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소방차나 응급환자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이송을 위한 구급차 모두 최초의 5분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대형화재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고 꺼져가는 한 생명의 불씨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것이 소방통로가 반드시 확보돼야 할 이유인 것이다.

    수많은 화재현장에 출동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운전자가 혼잡한 사거리 코너에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는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긴급차 출동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좁은 주택가 이면도로와 아파트 단지내 소방통로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며, 누구나 머릿속에 각인시켜둬야 할 사항이다.

    주택화재시 좁은 주택가 이면도로에 진입하려면 곡예운전이 불가피하고 화재가 발생한 주택의 근처까지 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화재 진압이 늦어져 누군가 다치거나 재산적 피해가 크다면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소방차 등이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달려가고 있다면 그대상이 내 집, 내 가족, 내 이웃일 수도 있다고 한번정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모두가 힘든 이 때 화재 등 대형재난이 발생한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시민 모두가 소방통로의 중요성을 인식해 긴급차량 출동에 방해가 되는 좁은 사거리 모퉁이, 소화전 주변, 아파트 단지내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 등에 주·정차를 하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또한 우리도 불법 주·정차를 자제할 수 있도록 소방통로 확보의 중요성을 널리 홍보해 시민들이 긴급 출동하는 소방차에 양보해 주는 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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