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도박! 무단횡단

    기고 / 문찬식 기자 / 2010-04-28 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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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영(인천남부서 경비교통과장)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 소통을 위해 근무하는 교통경찰이다. 근무 중 도로를 순찰하다 보면 참으로 무시무시한 도박을 벌이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조금 돌아가는 횡단보도를 마다하고 차량이 질주하는 대로를 무단으로 횡단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몸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애인이 그러한 경우도 있겠지만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도 안전하게 건너가는 인내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학교 주변에서는 등하교 시간대 떼지어 무단으로 길거리를 웃으며 장난치며 가로지르는 학생들마저 보게 된다. 그러나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은 그들이 노약자인지, 청소년인지, 장애인인지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순찰을 하면서 무단횡단 단속 근무를 하고 있는 교통경찰은 가끔씩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듯 하다.

    무단횡단은 순간의 편리함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얻을 것은 없지만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무시무시한 도박인 것이다. 이 도박에서 이기면 먼 길을 돌아 가지 않았다는 소박한 편리와 소심한 위법의 쾌감을 얻게 되지만 이 도박에서 지게 된다면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내 주어야 하기 떄문이다.

    또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 피해자의 과실이 중대해 보험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므로 목숨 값 치고는 그 대가가 형편없다. 2009년 인천시에서는 203건의 교통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중 45건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였다. 우리 남구 관내에서도 작년 15명이라는 숫자의 사람들이 무단횡단으로 길거리에서 허망하게 목숨을 내주고 말았다.

    그래서 경찰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은 장소를 홍보하면서 보행자의 자제와 운전자의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는 대형 현수막을 걸어 해당 장소에서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고 버스나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업체에 방문하거나 서한문을 보내어 해당 지역에서의 운행에 특별한 주의를 지도하고 있다.

    특히 구청과 협조해 중앙분리대와 같은 교통 시설도 적극 설치하고 있으며 올해 남부경찰서와 남구청에서는 무단횡단이 잦은 지점 10여개소에 중앙분리대 설치를 계획하고 있고, 일부는 설치를 마쳤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남구에서는 무단횡단으로 인해 벌써 2명이 사망했다.

    보행자 입장에서 '저 정도의 거리에서 오는 차라면 충분히 피해서 건너갈 수 있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나 또는 '사람이 건너가는데 차가 당연히 서겠지'라는 불필요한 베짱이 이 같은 결과를 낳게 한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소박한 도박의 열정이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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