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터주기 시민의식 필요

    기고 / 문찬식 기자 / 2010-05-03 07: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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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구(인천 남동소방서 서창119안전센터)
    밤 12시 상황실로부터 화재출동 지령이 울리자 마자 긴급하게 소방서 차고를 탈출해 아파트 단지를 향해 적색차량의 싸이렌 행진이 이뤄진다.

    집에 불이 난 가족 당사자의 심정은 분초가 시급한 상황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소방차와 구급차의 도착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 좁은 골목길 주택가는 주차난 등으로 입구부터 이중주차를 하고 있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이동주차를 위한 방송과 휴대폰 통화로 길이 터지기만을 바라며 속타는 시간을 허비한다.

    더욱이 덤프트럭과 버스를 비롯한 대형 차량들 마저 차고지 입고를 외면한 불법 주정차로 인해 소방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어 통행 불편은 물론 화재 등 대형재난 발생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 소형차들이라면 자유로이 통과할 수 있는 길이지만 육중한 몸체를 자랑하는 소방차가 지나가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이다.

    이 때문에 소방도로 개설 목적과 달리 기능을 상실하는 바람에 소방차와 구조차량의 진출입이 어려워지면서 출동시간 지연과 인명구조 장비 사용에 큰 장애가 되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야간 아파트 단지 내 양면 주차 행위, 좁은 골목길 주택가 주차 행위, 도로가 도로모퉁이 주차 행위, 소화전 앞 주차 행위, 이면도로 양면 주·정차 행위 등 운전자들이 자신의 편의만을 위해 아무 곳에나 차량을 주차하는 행위는 고스란히 우리의 이웃과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남동소방서에서는 금년 한 해 동안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해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화재로 인한 사망률 10% 이하로 줄이기 위해 “소방차 길터주기” 대 시민 홍보에 전 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재진압ㆍ구조ㆍ구급 활동은 소방인력에 의한 차량 등 장비를 이용해 전개된다. 따라서 소방도로(골목길)에 주정차는 소방차량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어 출동시간 지연과 굴절차 등 활동 장애로 다수의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한다.

    이와 함께 소방용 기계기구가 설치된 곳이나 소방용 방화 물통, 소화전 또는 방화 물통의 흡수구나 흡수관을 넣는 구멍 등으로부터 5m 이내는 차를 세울 수 없다. 대부분 시민은 이같은 사실을 모를 뿐 아니라 노란색 표시가 전부인 맨홀 뚜껑 안에 지하식 소화전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역시 많지 않다.

    소방관서에서 소방통로 확보훈련과 주정차 단속으로 운전자들의 의식을 계도하고 있지만 그때 뿐 이다. 무분별한 불법 주정차, 그리고 자동차 증가량에 비해 한정된 주차 공간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편의만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의식이 더 큰 문제다.

    21세기에는 공공의 질서가 더욱 요구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이다. 자기 편의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좀더 남을 배려하는 의식을 갖고 소방도로상의 주차는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의 진입에 장애요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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