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와의 전쟁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때

    기고 / 문찬식 기자 / 2010-05-09 11: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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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권(인천 강화소방서장)
    정병권(인천 강화소방서장)

    봄의 햇살은 온 누리를 밝고 눈부시게 비추어 봄기운을 만끽 하는데 우리 모두는 마냥 즐거워만 할 수가 없다.

    이는 천안함 침몰사고로 우리를 지켜주던 든든한 46명의 장병들이 우리의 곁을 떠났고 뒤이어 강화군에서 처음 나타난 구제역은 내륙지방으로까지 퍼져나가 우리의 농민들을 슬픔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민모두가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언제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시기이기에 소방방재청에서는 금년을 화재로 인한 사망률 10% 줄이기의 방편인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강화소방서를 포함한 인천소방안전본부 산하 전 소방공무원은 인명피해 10%줄이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화재로 인한 사망자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소중한 국보화재에서부터 지하철 사고에 이르는 뼈아픈 대형피해를 겪어온 우리에게 참으로 시기적절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이제껏 ‘불조심’이란 구호는 수없이 외쳐 왔지만 형식적인 경우가 없지 않았다고 본다. 매우 구조적이고 관습적으로 배어있는 타성으로 인해 화재를 대비한 심도 있는 체질로 바꾸지 못한 탓일 것이다.

    화재의 근원부터 짚어보고 정부와 민간이 서로의 역할을 제대로 설계해 보는 노력, 즉 화재에 대한 국가적 면역력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체계적 노력에는 늘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이다. 소방공무원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가 바뀌어야 할 때이다.

    ‘남의 집 불구경하듯’ 이란 말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재를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부산 사격장 화재를 보자. 희생자 10명중 8명은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한국으로 관광을 온 중학교 동창생들이었다. 그들은 한국에까지 관광을 와서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이러한 가족적, 국민적 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전에 대한 국민적 자기책임의식이 준비돼 있어야한다. 만약 자기 소유의 건물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기본적인 소방상식이 없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가까운 소방서에 문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전과 관련된 하자가 발견되면 지체 없이 조치를 취하여 위험의 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소방서에서 근무하면서 크고 작은 갖가지 화재를 직접 겪으면서 체득한 한 가지 진리는 ‘화재는 그 크기를 막론하고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는 것이다.

    화재로 인해 우리가 생활하는 직장이나 살고 있는 집이 다 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해서도 안 되겠다. 특히 부상을 당하거나 생명을 잃고 나면 회복할 방법은 영영 사라진다는 것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소방공무원과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 ‘화재와의 전쟁’에서 멋진 한판승으로 장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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