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약초, 400만원 만병통치약 둔갑…할머니사기단 검거

    사건/사고 / 문수호 / 2010-05-17 15: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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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싼 중국산 약초를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할머니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노인들을 상대로 중국산 약초 보골지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3억원을 가로챈 할머니 사기단인 '노랭이식구' 일당 7명 중 A씨(67·여) 등 4명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범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노랭이식구로부터 매월 금품을 상납받은 B씨(75)를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1월 서울 구로시장 노상에서 H씨(72·여)에게 보골지 600g(시가 1500원 상당)을 관절염 특효약이라고 속여 400만원을 받고 파는 등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같은 방법으로 서민층 노인 200명으로부터 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범행 사실을 안 B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노랭이식구로부터 매월 10~20만원씩 12회걸쳐 18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약판매책이 시장에서 한약재를 깔아 놓고 판매해 행인들이 관심을 보이면 바람잡이가 등장해 "이 약을 먹고 아버지의 아픈 데가 다 나았다"며 수백만원을 살 것처럼 유도하는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피해자들이 구입하기를 부담스러워 하면 돈을 반반씩 내 사자며 함께 인근 인행에 가서 돈을 인출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약재에 대한 지식이 없어 좋은 약으로 알고 계속 복용했다"며 "속았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자식들로부터 혼날 것으로 우려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보골지는 발기부전과 양기회복에 약재로, 단독 약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과다 복용할 경우, 급성 간염 등의 부작용도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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