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가 불러오는 기분좋은 도미노

    기고 / 문찬식 기자 / 2010-06-08 08: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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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기(인천 계양소방서 현장대응과)
    김종기(인천 계양소방서 현장대응과)

    운전자라면 한번쯤 사이렌을 울려대며 화재출동 중이라는 방송과 함께 꽉 막힌 도로에 서 있는 소방차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소방차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피양해 주었는지 아니면 그대로 길을 막고 서 있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필자가 언젠가 택시를 탔는데 마침 화재출동이 있었다.

    기사 분에게 잠시만 옆으로 비켜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길을 열어줬다. 화재진압에 일조했다며 웃으시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그 분은 소방차가 조금 더 빨리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 신속하게 화재진압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

    화재 발생시 건물 구조 및 가연물의 특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화재가 급격하게 확대되는 최성기에 도달하는 시간은 평균 5~15분 정도이다. 따라서 소방차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화재진압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소방방재청이 교통량 증가와 불법 주정차 등으로 소방차 출동이 늦어져 화재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차 출동 전용차로 확보와 모든 소방차에 단속 카메라를 달아 진로를 양보하지 않은 차량에 대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민들에게 소방차 길 터주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주었다. 더불어 우리 소방은 화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효율적인 화재진압을 위해 잘 짜여진 전략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된다.

    셔츠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을 때는 다시 잘 맞추면 되지만 화재는 그것과는 다르다. 현장활동의 첫 단추는 신속한 현장도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피해는 엄청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하다.

    화재출동을 하는 소방차에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절박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단축시킬 수 있도록 소방차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화재출동을 알리는 소방차를 위해 피양해 주는 센스를 보여준다면 당신에게 누군가는 미소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그것으로 인해 소방차 길 터주기 도미노를 불러온다면 흐뭇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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