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체제를 놓고 떠들썩하다. 지구상 유례없는 3대 세습의 찬반 논란이 뜨겁고 청년대장의 후계자 안착 여부도 말들이 많다. 대장칭호 부여에서부터 외신을 불러들인 공개 열병식까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후계체제에 대해 다양한 평가와 전망, 적잖은 우려와 놀라움을 동시에 쏟아 놓고 있다. 후계구도의 의미와 배경 및 정책적 함의 등을 분석하느라 정신이 없다. 떠오르는 실세와 가라앉는 실세는 누군지, 김정은의 실제 권한은 어느 정도인지 권력동학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김정은 후계과정을 보면서 필자는 조금은 다른 접근을 해보고 싶다. 북한의 후계체제를 가치중립적으로 분석하는 무미건조한 접근이나 3대 세습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판단하는 가치개입적 접근 모두 일면적이다. 김정은의 성형수술 여부까지 관심을 갖는 선정적 접근도 피해야 할 태도다.
오히려 수령제하에서 후계체제 구축과정은 북에서 충분히 예정된 논리이자 구도이다. 이미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후계과정을 역사적으로 경험한 바 있는 북은 당연히 김정일에서 다음 후계체제로의 구축과정을 언젠가 치러내야 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다만 김정일의 건강문제로 서둘러 압축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지금 후계체제는 호들갑의 대상이 아니라 차분한 관찰의 대상이다.
특히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 세자로 책봉된 운좋은 젊은이로만 이해하는 것은 후계자 김정은을 온전히 아는 데 부족하다. 김정은에 대한 내면적 분석이야말로 향후 북한의 처지와 미래를 그려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실패국가 북한을 떠안아야 할 자리를 맡은 그의 심정은 분명 복잡다단하다. 할아버지는 해방된 조선에서 새롭게 국가를 건설하는 시기에 북한을 떠맡았다. 아버지 김정일도 사회주의 공업화가 진행되고 국력이 증대되던 좋은 시절에 후계자로 내정되었다. 이에 비하면 김정은은 정치경제적으로, 대내외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후계자로 공식화되었다. 융성하던 회사가 아니라 침몰하는 회사의 후계자가 된 것이고 따라서 내키지 않는 자리일 가능성이 많다. 좋지 않은 조건에 원하지 않은 후계자가 된 것이라면 정적을 제거해야 하고 일인 절대권력을 고수해야 하는 수령제 집착이 과거보다 약화될 수 있다.
인간 김정은의 말못할 고민과 걱정도 적지 않을 것이다. 2인자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즐길 여력이 없다. 노인네들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며 권력의 쾌감을 느낄 여유도 없다. 자신에게 경례하는 수만명의 열병식을 보면서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자식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짓는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건강한 육체와 상식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결코 김정은은 후계자로서의 즐거움과 기쁨과 성취감을 취할 수 없다. 오히려 쓰러져 가는 공화국을 맡아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에 괴로워해야 한다.
선군과 주체를 포기할 수도 없고 선대 수령의 유지를 거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것으로 나라와 백성을 구할 자신도 없다면 김정은은 책임감을 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괴로워할 것이다. 후계자 자리는 그에게 즐거움의 대상이 아니다. 정치는 그에게 결코 희극이 될 수 없다. 인민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권력집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미국과 한국을 대해야 하는 험난한 과제만을 앞에 두고 있을 뿐이다. 그의 무기력은 북한을 더더욱 불확실성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진다. 후계자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김정은의 정치가 비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후계체제가 가능하면 개혁개방과 전향적 변화의 길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김정은 후계과정을 보면서 필자는 조금은 다른 접근을 해보고 싶다. 북한의 후계체제를 가치중립적으로 분석하는 무미건조한 접근이나 3대 세습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판단하는 가치개입적 접근 모두 일면적이다. 김정은의 성형수술 여부까지 관심을 갖는 선정적 접근도 피해야 할 태도다.
오히려 수령제하에서 후계체제 구축과정은 북에서 충분히 예정된 논리이자 구도이다. 이미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후계과정을 역사적으로 경험한 바 있는 북은 당연히 김정일에서 다음 후계체제로의 구축과정을 언젠가 치러내야 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다만 김정일의 건강문제로 서둘러 압축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지금 후계체제는 호들갑의 대상이 아니라 차분한 관찰의 대상이다.
특히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 세자로 책봉된 운좋은 젊은이로만 이해하는 것은 후계자 김정은을 온전히 아는 데 부족하다. 김정은에 대한 내면적 분석이야말로 향후 북한의 처지와 미래를 그려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실패국가 북한을 떠안아야 할 자리를 맡은 그의 심정은 분명 복잡다단하다. 할아버지는 해방된 조선에서 새롭게 국가를 건설하는 시기에 북한을 떠맡았다. 아버지 김정일도 사회주의 공업화가 진행되고 국력이 증대되던 좋은 시절에 후계자로 내정되었다. 이에 비하면 김정은은 정치경제적으로, 대내외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후계자로 공식화되었다. 융성하던 회사가 아니라 침몰하는 회사의 후계자가 된 것이고 따라서 내키지 않는 자리일 가능성이 많다. 좋지 않은 조건에 원하지 않은 후계자가 된 것이라면 정적을 제거해야 하고 일인 절대권력을 고수해야 하는 수령제 집착이 과거보다 약화될 수 있다.
인간 김정은의 말못할 고민과 걱정도 적지 않을 것이다. 2인자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즐길 여력이 없다. 노인네들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며 권력의 쾌감을 느낄 여유도 없다. 자신에게 경례하는 수만명의 열병식을 보면서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자식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짓는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건강한 육체와 상식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결코 김정은은 후계자로서의 즐거움과 기쁨과 성취감을 취할 수 없다. 오히려 쓰러져 가는 공화국을 맡아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에 괴로워해야 한다.
선군과 주체를 포기할 수도 없고 선대 수령의 유지를 거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것으로 나라와 백성을 구할 자신도 없다면 김정은은 책임감을 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괴로워할 것이다. 후계자 자리는 그에게 즐거움의 대상이 아니다. 정치는 그에게 결코 희극이 될 수 없다. 인민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권력집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미국과 한국을 대해야 하는 험난한 과제만을 앞에 두고 있을 뿐이다. 그의 무기력은 북한을 더더욱 불확실성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진다. 후계자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김정은의 정치가 비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후계체제가 가능하면 개혁개방과 전향적 변화의 길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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