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손댄(?)' 형사…생명 무릅쓰고 마약사범 600명 검거

    사건/사고 / 차재호 / 2010-10-21 13: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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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여 동안 마약사범 600여명을 검거한 형사가 있어 화제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마약수사팀 양문종 팀장(44·경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7년3월부터 지난 9월까지 3년6개월여 동안 마약사범만 612명을 붙잡았다.

    1개월에 14.6명꼴로 마약사범을 잡아들인 셈이다.

    그가 마약에 '손(?)을 대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2005년 형사과 강력팀에 근무하면서다. 중국 단동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던 마약 사범 24명을 검거한 적이 있었다.

    "마약을 투약하기 위해 자신의 삶도 포기하고 가족까지 버리는 복용자들의 인생을 보며 마약의 폐해 및 심각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양 팀장은 그 길로 마약 퇴치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고, 2007년3월 마약수사팀을 신설할 때 주저없이 자원했다.

    이렇게 꾸려진 성남수정서 마약수사팀은 놀라운 성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8년 마약류사범을 무려 262명이나 검거해 경기지방경찰청의 '베스트(BEST)'수사팀으로 뽑혔다.

    지난해에도 신종 마약류인 GHB(데이트강간약물)구매사범 106명과 중국산 마약 밀수 판매책 및 투약 사범 69명을 붙잡아 하반기 '베스트' 수사팀이 됐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명씩 3명의 특진자를 배출하는 승진의 명소가 된 것이다.

    "철저히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마약 사범을 검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검거하는 과정에서 많은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마약사범 대부분이 환각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12월 마약 사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는 피의자가 환각 상태에서 차로 돌진하는 바람에 팀원 중 한 명이 생명을 잃을 뻔한 상황이 있었다고 양 팀장은 전했다.

    "잠복 수사를 위해 밤을 지새고 부상하고도 다른 팀원들에게 누가 될까봐 참고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면 미안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양 팀장은 이러한 이유로 검거의 공로는 항상 직원들에게 돌렸다. 특진도 고생한 팀원들에게 모두 양보했다.

    지난 6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마그미상'을 끝내 사양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마그미'는 마약퇴치운동본부의 캐릭터 이름으로 '세계 마약퇴치의 날'(6월26)에 마약류 수요 감축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양 팀장은 한사코 수상을 고사하다 "수사팀을 알리는 의미에서 받아야 한다"는 직원들의 권유로 상을 받았다.

    "마약은 개인의 신체와 정신을 병들게 하고 결국 사회의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개인의 파멸뿐만 아니라 사회범죄를 유발하는 사회의 공적(公敵)으로 반드시 근절시킬 것입니다"

    양 팀장은 "인터넷 상거래가 늘고 해외 교류가 쉬워지면서 국내에서도 마약사범이 늘고 있다"며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뛸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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