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름길! 소방차 길터주기

    기고 / 진용준 / 2011-03-13 1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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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긍현(군포소방서 현장지휘과)

    한긍현(군포소방서 현장지휘과)

    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자신의 차량뒤에 바짝 붙어 있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며, 도심에서 화재 현장을 향해 달려가는 소방차가 앞서가는 차량들이 길을 비켜주길 바라는 촉박한 순간을 누구나 한 번 쯤은 보았을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의 화재나 구조?구급출동을 하는 우리에게는 긴급 상황에서 초기대응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5분 이내 현장 도착’이라는 목표가 있다.

    어느 해 겨울 새벽, 주택화재로 출동했을 때였다. 화재발생 신고지점으로 향하던 우리는 메케한 연기냄새와 함께 멀리 불길을 보면서 공기호흡기와 무전기 등 진압장비를 소방차 안에서 챙기고 있었다.

    그러나 거의 화재발생장소 부근에 도착했을 쯤 소방차가 코너길에 주차된 승용차 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고, 차주가 빨리 나와 주길 바라는 마음에 사이렌 볼륨을 높혀 다급하게 신호를 흘려보내면서, 휴대폰으로 계속 연락을 취하나, 통화가 되질 않는 상황이었다.

    수 분에 걸친 애타는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도끼로 유리창을 깨고 차를 밀어 이동시킨 후, 화재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길은 이미 확대되어 옆집으로 번져 가고 있었다.

    이러한 긴급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야간에 골목길 양면주정차는 훨씬 심각해서 소방차 길 터주기와 같은 이웃을 배려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화재는 발화 후, 최초에는 서서히 진행되다가 열이 일정시간 축적되면 갑자기 화염이 실내 전체에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플래시 오버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피해가 급증하며, 진화하는데 애를 먹게 된다.

    그래서 소방서에서는 화재 발생 5분 이내 현장 도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대형화재를 막아 나와 내 이웃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주택 밀집지역은 이면도로 주변 불법 주차상황이 심각하고, 복잡하게 얽힌 전선 등 장애요인이 많아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한 상황이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소방도로를 개설해도 인근주민들의 일상적인 양면 주차로 출동로를 확보하는데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조경시설 때문에 진입도로가 협소해지고 경사가 심해 고가사다리차가 접근조차 못해 불이 날 경우 대처가 곤란하다.

    소방차 전용주차 공간이 있다하더라도 무질서한 주차와 조경시설에 막혀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소방차량 길 터주기’는 내 가족, 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숭고한 행동으로 아래 사항을 꼭 지켜주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첫째 긴급차량 출동 시 좌ㆍ우측으로 피양하기, 둘째 협소한 도로에 양면 주정차 금지, 셋째 아파트 단지 내 소방차 전용주차선(황색선) 내 주차 금지, 넷째 소방용수시설 주변 5m 이내 주ㆍ정차 금지 등이다.

    마지막으로 '소방출동로 = 생명로'라는 마음가짐이 모든 시민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 숭고한 운전문화가 조기에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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