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필요한 것

    기고 / 진용준 / 2011-03-16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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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길(인천계양소방서 구조대장)

    윤도길(인천계양소방서 구조대장)

    1부터 12까지의 숫자를 끊임없이 지나가며 흘러가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우리는 항상 승리하고 있을까? 필자는 패배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하는 부류에 속할 것 같다.

    어떤 이는 뜨거운 화마가 덮쳐오고 있다고 두려움을 호소했을 것이고, 어떤 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다급하게 외쳤을 것이다. 여기에 1분 1초라도 그곳에 도착하고 싶은 것이 구조대원, 그리고 모든 소방공무원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시간을 거슬러 흐르듯 무관심하기만 하다.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소방차량에 승차하는 시간 30초를 제외하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는 많은 차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아 현장도착이 지연될 때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왜 그럴까? 바로 사고 당사자가 나 그리고 우리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 출동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단속 등을 벌였지만 아직 사람들은 소방차가 현장에 빨리 도착해야 하는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겪어보지 않았고 내 가족의 일이 아니었기에. 만약에, 혹시라는 가정이 나에게도 일어난다면 과연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소방차를 막아섰던 운전자도 나였고, 늦게 도착하게 만들었던 것도 바로 나였는데 말이다.

    언젠가 소방차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바로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 봤다면 속도를 살짝 낮춰 옆차선으로 옮겨갈 것이고, 좁은 골목길 한쪽을 덩그러니 차로 막아두지 않을 것이고, 교차로에서 녹색불일지라도 비상등을 켜고 잠깐 멈춰 서서 소방차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장에서 애타게 소방차를 기다리는 이들보다 사이렌을 울리는 소방차에서 빨리 도착하지 못해 더 애가 타는 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양보라는 작은 배려가 도로 위에서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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