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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ㆍ직업기초소양등 다양한 교육 자세히 알려줘
매달 12개과목 무료 진료… 건강지킴이 역할 톡톡
교육 참여 힘든 가정 직접 방문 한국생활적응 도와
매달 12개과목 무료 진료… 건강지킴이 역할 톡톡
교육 참여 힘든 가정 직접 방문 한국생활적응 도와
[시민일보] 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춘희)가 지역내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취업교육 및 건강검진, 멘토링 등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건강관리는 물론 일자리까지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칭다오이공대학 토목과를 나온 중국 소수민족출신 황옌(31ㆍ문정동)씨는 중국 현지 건축설계사무소에 근무하던 남편 송태일(38)씨를 만나 결혼해 2008년 11월 한국에 들
어왔다.
중국을 떠나는 것보다 일을 그만두는 게 가장 아쉬웠다는 황씨는 “두 아이 양육까지 겹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다행히 시부모님이 아이들을 맡아줘 2
년간 열심히 한국어를 배운 덕분에 지난해 8월부터 송파다문화센터 행정서포터즈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불과 7개월 만에 황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면접 및 시험, 3차 송파다문화센터 면접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이중언어 영재교실 강사로 정식 채용됐다.
◈취업교육 후 가업 이어 선생님 됐어요
황옌씨는 “무엇보다 부부교사이신 친정 부모님께서 가장 기뻐해주셨다”며 “아직도 얼떨떨하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잘해야 되겠다는 마음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씨는 다문화센터 3개반, 다문화 지정 어린이집 1개반 등 현재 총 4개반을 맡고 있으며 대부분 한국말도 익숙하지 않아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칠 엄두조차 내지 못
하는 중국 한족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들을 맡아 모국어인 중국어를 가르친다.
황씨처럼 한국으로 시집와 정식직업을 갖게 된 결혼이주여성들은 많지 않다. 2008년 구의 다문화가정여성 원어민 강사 육성 프로그램으로 강사가 된 10여명 가운데 현재
활동하는 인원은 2~3명 정도.
결혼 10년차가 훌쩍 넘은 하이즐 록산 로렌조(38ㆍ필리핀), 요꼬야마 미카(43ㆍ일본)씨 등이 2~4개 동 자치센터에서 원어민 영어 및 일본어 강사로 계속 활동하고 있다.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단기 일자리도 인기다.
현재 송파다문화센터에서 오와키 준코(40ㆍ일본), 제베린 유오리나(42ㆍ필리핀), 마벨 시까밀로트스(35ㆍ필리핀), 크리센시아 이노센시오(33ㆍ필리핀), 트프엉(31베트남
)씨 등이 통역 및 업무보조, 육아나눔방 돌보미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준코씨는 “다문화 여성들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곳이 마땅히 없다”며 “같은 처지의 다문화여성들을 돕는 일이라 더 보람 있다. 일하니까 정말 좋다”고 덧붙
였다.
이밖에도 송파다문화센터는 다문화가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해 한국어 기초ㆍ중급ㆍ고급반 외에도 직업기초소양교육, PC활용교육 자격증반ㆍ고급활동, 기초기술교육(손
뜨개) 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 진행시 육아나눔방에서 자녀도 대신 돌봐준다. 또한 현재 자국의 산모도우미로 일할 22명의 다문화여성들이 소양교육을 받고 있다.
◈건강검진 통해 암수술 받고 새생명 얻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건강해야 일도 할 수 있다. 때문에 취약계층인 다문화 여성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의료지원. 이를 위해 매달 다문화 및 외국인들을 위한 무료진료가
진행된다.
지난 2·3월 무료진료의 날은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피부과, 안과, 정형외과, 신경정신과, 이비인후과 등 종합병원을 방불케 하는 무려 각 12개 진료과목별 전문의
가 투입됐다.
그러나 상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국제결혼이주여성 건강대학이 일등 건강지킴이다.
중국소수민족 출신인 강숙희(가명ㆍ42ㆍ중국)씨는 지난해 건강대학 건강검진에서 자궁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으나 교도소에 간 남편과
ADHD 증세로 왕따를 당하는 아들 때문에 정서적 불안이 심각해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한족 출신인 조옥화(가명ㆍ31ㆍ마천동)씨 역시 지난해 복부에 가스가 차고 찌르는 듯한 통증 호소해 검진 결과 선천성 심장질환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이처럼 지난 한 해 동안 건강대학을 수료한 60명의 결혼이주여성 중 6명이 자궁암 및 선천성 심장질환을 비롯 갑상선암, 신장 내 결석, 화농성중이염 등 크고 작은 질병
이 발견돼 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오히려 한국으로 시집와 병을 고칠 수 있던 셈. 때문에 구는 이들을 위해 41개 의료기관을 지정, 건강관리 및 연계치료를 하고 있다.
특히 국제결혼이주여성 건강대학은 건강관리 및 검진은 물론, 건강한 출산·육아, 자녀양육 특강,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한 다문화 가정 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이 진행된다.
또한 건강대학 수료자들은 다문화 무료진료시 통역 및 아이돌보미, 접수 등 다문화 가정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등 또 다른 취업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구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의료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난해 ‘기적의 피’로 불리는 제대혈 무료 공여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제대혈 공여풀을 통해 15년 보관은 물론 희귀병 발병시 조혈모세포 사용까지 전액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젝트다.
한편 이달 1일 오후 보건지소 4층 보건교육실에서 ‘제3기 국제결혼여성 건강대학’이 개강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국제결혼여성 건강대학은 총 12주 동안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간 과정으로 25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웃음치료, 부부성생활, 유방간호와 자가검진, 입무와 태아건강관리,
신생아관리, 산후조리와 모유수유, 수면관리, 스트레스와 우울증 관리, 신생이 응급처치와 안전관리 등 교육을 받게 된다.
◈똑! 똑! 다문화가족 도우미입니다
구는 경제적 어려움과 지리적 접근성 문제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집합교육에 참석하기 어려운 다문화가족들을 위해 올해 초부터 다문화 방문교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
다.
현재 22명의 방문지도사들이 총 90가정과 연계돼 직접 다문화가정을 방문, 주 2회 2시간씩 한국어 교육 및 자녀지도법 등을 수업하며 다문화가족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하
고 조기정착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구는 다문화가족과 자원봉사자 1:1 결연식을 갖고 학습도우미, 야외활동 및 취미활동, 직업 및 진로탐색 상담 개인활동, 집단활동 등 주 1회 이상 활동하는 다문화
가족 멘토링 사업도 실하고 있다.
아울러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다문화가족들의 실생활과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고 문제점들을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해 관리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손길이 필요한 어느 곳이든 찾아가는 서비스인 방문지도사와 열정이 있는 멘토와 함께하는 멘토링 사업을 통해 송파구 다문화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가
정생활 유지와 다문화가족봉사단 형성으로 건전한 지역사회문화 형성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은영 기자 ae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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