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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종(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2009년 11월 14일 발생된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사고를 계기로 대형화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여망 속에 소방방재청에서는 2010년을 “화재피해 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화재피해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담은 대국민과의 약속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소방방재청의 박연수 청장은, 소방은 '화재와의 전쟁'을 통하여 지금껏 없었던 계량화되고 구체적인 '목표' 가 생겼으며 이는 진실로 소방이 '국민들을 위하여 무엇을 해 줄 것인가?' 라는 아주 의미심장한 것이라 강조하였다.
선포 된지 2년째를 맞은 올해,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소방서 중심의 소방검사제도 개선, 다중이용업소의 화재 배상 책임보험 의무화,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를 근절 하고 소방작전 전술 재정립을 통한 효율적 소방력 운용, 지역별 대형화재 및 5명 이상 화재사망자 발생시에는 ‘화재특별조사’를 실시하여 이번 작전 지휘관들에 대한 신상필벌(信賞必罰)로 화재원인 분석기능 강화 및 화재전조정보 등 화재 위험감지예방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화재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전국 소방관서장을 대상으로 개인별 ‘성과목표 관리카드’를 만들어 지역별 소방본부장들은 소방방재청에서, 산하 소방서장들은 지역별 소방본부장이 직접 관리해 나가도록 지시하였다.
또한 올 한해 '화재와의 전쟁' 수행기간 중 인사이동시 전 관서의 실적분까지 연계한 종합평가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주기적인 성과측정(Grouping)을 통하여 위험관리대상 시, 도를 선정하여 '대책보고회' 를 개최하는 등 상시점검체계를 구축하고, 상황 악화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선진형 성과관리시스템을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소방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시스템을 도입해 선진소방으로 거듭나는 한편 화재 발생율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화재와의 전쟁' 수행 후 사망률은 시행 전보다 131명이나 줄었으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소방방재청에서는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예로 현재 추진 중에 있는 '단독경보형감지기' 보급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이 시책은 '화재와의 전쟁' 시행 이후 소방서를 중심으로 각 가정에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 화여 화재를 조기에 인지하여 인명피해 방지하기 위한 화재안전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우리 서에서도 감지기 설치 홍보차원에서 작년에 장애인가구, 저소득계층, 다문화가정 등 화재 취약가구를 선정하여 감지기를 설치해 주었다. 1년이 지난 지금 감지기가 잘 작동되고 있는지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조사해본 결과,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일치하지는 않았다.
장치가 비교적 복잡하지 않고 단순히 배터리 교환만 잘 이루어진다면 사용상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주 경보가 울린다는 이유로 떼어버린다던지 연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테이프로 막아놓는다던지 심지어 배터리 교체의 번거로움을 이유로 방치해둔 가정도 많았다.
다시 설치를 해준다 해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것인가는 의문이다.
어쩌면 1년도 채 안돼서 못쓰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방화관리자 교육과 같이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교육에서도 볼 수 있다.
단순히 법에 교육을 이수해야 영업을 할 수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교육생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고 귀찮아하며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예시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화재에 대한 위험성의 무감각과 소방안전의식 결여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의 도입, 새로운 제도의 제정 그리고 효과적인 소방전술과 새로운 시스템이 생겨난다고 해도 이것들은 화재 발생율을 낮추는 데는 기여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는 없으며 선진소방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안전의식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일 국민이 소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화재예방에 동참한다면 그 이상의 소방장비는 필요없을 것이다.
선진국의 소방은 국민의 화재의식을 바탕으로 소방장비와 제도를 보탰다.
우리도 소방안전의식을 우선적으로 정립해야 선진소방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재는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먼 나라 이야기라는 생각을 버리고, 국민의 소방안전의식을 정립하는 것이야 말로 ‘화재와의 전쟁’에서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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