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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병(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지난달 31일은 춘천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해 세상을 등진 인하대생들의 영결식이 치러진 날이었다.
일기예보가 틀리기를 바라는 내 마음과는 달리, 기상청의 일기예보대로 비가 하염없이 쏟아졌다. 평소 같았으면 ‘하늘도 슬퍼하는구나’ 생각했겠지만 그 인하대생들을 덮친 산사태의 원인이 집중호우라는 것을 생각하니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뿐이다.
날씨 예보를 보면 앞으로 보름간 이틀을 제외하고 내내 비가 내릴 예정이란다.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청의 발표에도 이런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정말로 ‘장마’ 개념을 버리고 아열대기후의 ‘건기’, ‘우기’ 개념을 도입해야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아직까지 전문가들은 스콜이 동반하지 않는 우리나라 여름날씨를 아열대기후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기후를 아직 아열대기후로 볼 수 없는 것은 맞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기상이변이 해가 가면 갈수록 잦아지고 또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100년만의 폭우’라고 앞으로 배수시설기준을 상향하겠다고 하지만 ‘100년만의 폭설’이라고 각종 폭설대비책이 언론에 쏟아지던 때가 바로 6개월 전이다.
앞으로 6개월 후 겨울철에 또다시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이 예상되는 것은 내 어리석은 기우일까. 부디 기우로 그치길 빌 뿐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사실은 우리 어른들의 탐욕에서 비롯된 자연의 경고가 아닐까 하는.
춘천에서의 산사태와 서울 우면산의 산사태는 인간의 개발행위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장마가 끝났음에도 연일 이어지는 폭우와 겨울철 갑작스레 몰아닥쳤던 폭설 등의 이상 기후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는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또한 방송매체를 관심있게 본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의 원인을 파악했다면 이제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에 대비하여 세울 수 있는 대비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보존’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산을 개발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보존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개발지의 나무가 폭우 시 물을 흡수하여 홍수를 예방해 줄 것이고 산사태 또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 숨쉬는 대기 또한 보존의 대상으로 여겨서 자가용 사용을 줄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직장과 가정에서의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하여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인다면 지구 오존층 파괴를 막아 결과적으로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의 책임에서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오늘부터는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이용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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