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3%대를 찍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9% 상승했다. 전월의 4.3%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월에 비해서도 0.2% 내렸는데 전월비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0.6%) 이후 처음이다.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4%대의 고공행진을 거듭하다가 8월 5.3%로 정점을 찍은 뒤 9월에 4.3%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은 신선식품의 가격 안정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축수산물 중 신선도가 있는 품목만을 추려낸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4.0% 하락했다. 이 중 신선채소는 33.6% 하락해 신선식품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이 상승했다.
배추(-65.4%), 파(-62.3%), 무(-62.5%), 마늘(-18.3%), 쇠고기(국산 : -12.4%) 등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전세(5.6%)와 월세(3.1%), 도시가스(9.7%), 시내버스료(5.6%) 등 서비스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삼겹살(외식 : 15.9%), 돼지갈비(외식 : 14.1%) 등 외식비용은 여전히 높았다.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금반지도 29.1% 올랐으며 휘발유(16.3%), 경유(17.8%) 등 석유류도 상승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7% 올랐으나 전월대비로는 0.2% 하락했다. 근원물가 전월비가 하락한 것은 2005년 6월(-0.1%)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소비자물가는 4.4%를 기록했다. 앞으로 남은 2개월 동안 2.0%를 시현해야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4.0%를 달성할 수 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사실상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는 11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기저효과와 수입물가 불안, 시내버스 등 일부 지방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10월보다는 높은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면서도 “농축수산물 수급안정, 통신료 인하 등은 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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