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알고 기억하기

    기고 / 유은영 / 2012-04-18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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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

    그 사건을 알고 있는가? 아직 제가 잘난 줄이나 알고, 부모에게 투정이나 부릴 줄 알법한 고등학생 소년이, 저희들 끼리 싸우다 그런 것도 폭력사건에 휘말린 것도 아니라 국민을 지켜야 할 공권력에 의해 눈으로부터 뒤통수까지 최루탄에 꿰뚫린 참혹한 시체가 되어 나타났던 것을. 그 소년의 이름은 김주열, 시위 전날 마산상고 합격 통지를 받았다는 그는 그 어린 나이에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나갔던 시위에서 실종되었다가 한 달이 지난 후 마산 앞바다에서 그렇게 발견되었다.


    이것은 지어낸 것이 아니라, 1960년 4월11일에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1960년 3월15일, 자유당 정권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 선거자금 조달, 사전투표 및 공개투표, 야당참관인 축출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부정 선거를 자행한 끝에 이승만 3,376표(85%), 이기붕 7,059표(73%)라는 민의를 반하는 선거 결과를 발표하였고, 이것이 3ㆍ15 의거를 초래하였다. 이 때 시위에 참여하였던 김주열 학생에게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학생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고, 그렇게 운집한 2만여 명의 대학생에 대한 무차별한 총격을 통한 과잉진압이 사회 전반의 분노로 이어져 결국 엿새 만에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나는 이 때 이 만 여 대학생의 마음을 움직인 김주열 열사의 참혹한 모습을 이번 기고를 통해 처음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분노를 느꼈다. 당시에도, 이 모습을 보지 않은 이가 있었을 것이고, 시민들이 왜 분노하여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어린 학생이 위험한 장소에 가서 험한 일을 당했다며 학생의 행실을 탓하는 사람 역시 분명히 있을 터다.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해 알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그렇게나 중요하다. 눈앞의 생활에 집중하는 것 역시 물론 중요하지만, 배가 침몰하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모두 죽듯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 그 가장 추상적인 단계인 ‘나라’의 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때로 자신의 양심이 이끄는 대로 실천할 수 있는 ‘젊음’을 간직할 수 있을 때, 나를 포함한 나라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 건국된 지 10년도 되지 않은 대한민국은 젊은 나라였다. 그 나라를 이끄는 젊은 지성이 앞장서서 나라의 변화를 주도했으며, 그 덕분에 현재 우리는 그 과실인 민주주의를 맛보고 있다. 2012년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법만 가르쳐 자식을 나이든 어린이로 키우거나, 젊은 나이에도 자신의 보신만을 생각하며 정신적 조로증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


    2012년은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경선이라는 민주주의의 꽃인 양대 선거가 있는 해다. 선배들이 목숨을 걸고 넘겨온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어떻게 꽃피워 다음 세대로 넘겨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다. 후세에 보다 아름다운 역사를 새길 수 있도록 항상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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