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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민주통합당 설훈 국회의원 당선자가 1일 여야 대권주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8년 만에 여의도로 복귀하는 설 당선자는 이날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문재인 등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에 대해 각각 “신뢰가 안간다”,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고 혹평했다.
먼저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도덕적으로 신뢰를 못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은 하다가 안 되면 그만둘 사람일 것이다. 우리한테는 사약이다. 모든 걸 걸고 가야 하는데, 이 사람은 마치 소풍가는 기분처럼 하고 있다. 아니면 말지 식으로 한다는 점이 신뢰가 안 된다. 제일 큰 걱정은 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설 당선자는 “안교수는 자기가 갖고 있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난 한 번도 그가 비전을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정치권 최선두에 있는 내가 안철수가 뭘 말하는지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지 않느냐, 그냥 대충 언론을 통해 이미지만 가지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건 아니다”라며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할 것 아닌가. 그간 안철수 교수의 행보는 자선사업가의 형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자질은 잘 모르겠지만. 사람도 없고 자세도 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혹평했다.
그는 “문 고문은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갖춰져 있지 않다. 총선 때 자기 지역은 맡겨 놓고 전국을 돌면서 ‘제가 문재인입니다’ 하고 돌아다녔어야 하는데, 선거기간 내내 자기 지역구의 손수조 후보에게 묶여 있었다. 그게 무슨 대권후보냐”며 “전략상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지사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같이 있어봤는데, 인간적으로 진중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설 당선자는 “대통령이 되려면 주변에 많은 인재가 필요한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며 "아직은 경남 지사일 따름이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지사를 차기가 아닌 차차기 주자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너무 재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손 전 대표는 다 무난한데 야무진 자세가 아쉽다. 당적 이적 핸디캡은 대중적으로는 어느 정도 극복이 됐으나, 당내 텃세가 경선 통과를 어렵게 하는 점도 장애요인이다.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정세균이 (당내 경선에서) 유리할 수도 있는데 양보하는 형식으로 당내 킹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려면 국정운영 경험이 많아야 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해야 하는데, 박근혜가 그 조건에서 1등”이라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다만 박위원장이 대선판을 주도하려면 대통령 빼고는 다 내놓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하는데 정수장학회 처리 과정을 보면 아직은 미흡하다"는 견해였다.
설 당선자는 19대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19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아야할 상황인데, 여건이 허락되면 교육분야 위원회에서 위원장 활동을 하고 싶은 개인적 바람이 있다"며 "정치권에서 민생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반값등록금 문제 차원에서도 더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고 밝혔다.
설 당선자 또 “반값등록금제는 국공립 대학부터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 8000억 정도의 예산만 있으면 가능한 사업인데 동시에 대학통폐합도 병행해야 한다. 국공립부터 시작하면 사립대학도 쫓아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원 문제에 대해 “지금 이명박 정부 들어 부자감세를 추진했던 부분을 환원시키면 저항도 별로 없이 재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설 당선자는 3만명 이상의 대학졸업 신용불량자 현황에 대해 큰 우려를 보였다. 처음 세상에 나와 기운차게 나가도 될까 말까 한데, 신불자로 시작하면 그 인생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19대 국회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싸울 것”이라고 우려하며 “여당이 야당을 감싸는 식으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여당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내가 여당이라면 가능한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싸우지 않는 국면으로 갈 것”이라며 “그런 자세를 취해야 여당이 대선에서 유리하다. 그렇지 않고 계속 싸우면 야당 페이스로 말려 들어오게 된다. ‘윈윈’이 뭐냐, 우리는 국가 문제점이 해결돼서 좋고, 여당은 대선에서 승리해서 좋고 이런 모양새로 가면 좋은 것 아니겠나.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이 이 흐름을 잘 보면서 국정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선결과가 판가름 날 것이다. 야당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 당선자는 자신이 지향할 의정활동의 방향에 대해 한마디로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 밝혔다.
그는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는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을 돕는 게 정치’라고 말했었다. 맞는 말이다. 정치의 초점을 거기에 맞추면 안 되는 일이 없다. 부자들을 위해서도 그런 정치가 필요하다. 방치하고 미리 조치하지 않으면 나중에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의 문제가 일시에 터져 나오고 더 큰 일이 닥쳐 결국 부자들도 망한다. 그걸 미리 방지하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따른 당내 계파갈등 문제에 대해 “정치는 기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계파갈등을 막을 수가 없다. 그러기 위해선 짝짓기도 하고 심한 경우 술수도 부리고 하는데, 지금은 당내 상황에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4.11 총선에서의 야권연대가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야권단일후보가 효율성이 있는 건 틀림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 좀 더 정밀하게 욕심을 버리고 합리적으로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른 구도가 나왔을 것인데 그걸 잘 못한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는 12월 대통령선거 전망에 대해 “지금은 박근혜 위원장이 대세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모르는 것이다. 어차피 대선가면 여야 두 후보가 팽팽하게 간다. 결국 어느 쪽이 더 기본지지율이 많으냐에 따라 결판이 나는데, 기본 지지율은 우리 쪽(야당)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군다나 MB가 실정을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더 할 것이기 때문에 승산 있다. 지금 광우병 대처 방식만 봐도 절대 우리가 질 수가 없다. 지금 박근혜가 엄청 앞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라고 야권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여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모바일선거가 지역선거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대선에서는 가능하다”며 “우리는(민주당) 하겠지만 저쪽(새누리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야당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역선택을 은근히 부추길 텐데, 박근혜가 이를 받아들일 리 없다"며 " 역선택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고 공정한 선거를 담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임태희 등 새누리당 비박계 후보들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 주장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며 “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에 전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는 명백하다”고 해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설훈 당선자, 그는 누구인가
8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사실상 ‘정치낭인’처럼 지내다 이번 4.11 총선을 통해 3선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설훈 당선자는 정통 민주당 계보를 잇는 몇 안되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실제로 민주당 19대 당선자 가운데 가장 오랜 당력을 보유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민주당 19대 당선자 가운데 가장 오랜 당력을 보유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DJ와는 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면서 첫 인연을 맺은 이후 비서실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교동 시절을 오래도록 동고동락해 왔다.
그런 그에게 ‘DJ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것은 당연하다.
당사자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도 그 표현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다”며 "'선생님, DJ'로부터 정치를 배울 수 있었던 '행운'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낀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 편이다.
설 당선자에게 있어 DJ는 '한반도문제, 경제·서민문제, 안보 등 많은 부분에서 역대 어느 정치인과 비교해도 월등히 뛰어난 분'이며 정치적인 상황을 떠나 개인적으로도 언제나 삶의 표본이 되는 영원한 스승'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고 나서, 김 전 대통령 묘소에 총 3차례나 참배했다.
이른바 '동교동계 사람'들이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매주 화요일에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는데, 설 당선자 역시 그 멤버 가운데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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