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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ㆍ음식부터 교육까지 저소득층 맞춤형 복지 서비스
신당동 떡볶이거리를 '나눔의 거리'로… 업소 20곳 참여
올해 동주민센터등 기부업체 적극발굴 528곳 운영목표
[시민일보] 지난 4월 지체장애자 김진명씨는 결혼식도 못하고 서로 의지하며 살던 아내 구주희씨에게 평생 잊지 못할 프로포즈를 선사했다.
김씨는 “사랑합니다.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만 했지?”라며 아내 손을 닦아줬다.
아내 구씨는 "영화 속에서나 보던 일인데. 저희가 감히 이런 복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가 프로포즈한 장소는 명동 남산 기슭에 있는 레스토랑 '촛불 1978'로 가수 션과 정혜영 부부, 야구선수 이승엽 선수와 이송정 부부 등 유명인 커플들의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곳의 사장인 장경순씨가 김씨 부부에게 프로포즈 이벤트를 기부, 김씨는 영화같은 프로포즈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장씨는 중구(구청장 최창식)의 권유로 돈대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기부를 시작, 매달 한 차례씩 중구내 저소득층 주민들을 초청해 프로포즈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기부할 수 있는 성금ㆍ성품이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진짜 기부'를 시작한 셈이다.
김씨의 프로포즈를 지켜본 장씨는 "기부를 하더라도 돈만 주고 말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며 "이렇게 우리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기부하니 ‘진짜 기부’를 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개념 맞춤형 복지 모델인 '드림하티(Dream Hearty)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중구는 이처럼 물품ㆍ서비스 나눔의 디딤돌 사업과 연계해 저소득층에게 특색있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시민일보>가 '진짜 기부'를 이끌어내는 중구의 '디딤돌 사업'을 살펴본다.
◇어려운 이웃에 무료 서비스 기부하는 '디딤돌 사업'
디딤돌 사업은 지역내 상점ㆍ학원ㆍ기업체 등이 자율적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물품이나 서비스 등을 기부하는 것이다.
도움받은 이웃은 업소를 격려함으로써 나눔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사업으로 서울시에서 2008년 8월부터 시작했다.
중구는 신당종합복지관과 유락종합복지관, 약수노인복지관 등 3개의 거점기관과 지역아동센터 등 협력거점기관 9곳을 통해 지역내 318개 업체가 참여, 저소득 주민 4000여명이 혜택을 봤다.
연 인원으로 따지면 2만7000여명, 서비스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억3232만원에 이른다.
구는 2010년 9월 명동(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유네스코회관 사거리)을 시작으로 지난 해 신당1동 떡볶이거리, 신당2동 먹자골목, 신당3동 약수시장 등 기부업체 35% 이상이 몰려있는 4곳을 나눔의 거리로 지정했다.
신당동 떡볶이거리의 업소 34곳 중 20곳이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있고, 전통시장인 산당3동 약수시장도 30개 업소의 절반인 15개 업소가 디딤돌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구는 나눔의 거리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내에 무교다동 먹자골목을 대상으로 나눔의 거리 선포식을 갖는 등 올해 말까지 현재 4곳인 나눔의 거리를 7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매달 특정일을 ‘디딤돌 Day’로 지정해 나눔의 거리내 디딤돌 업체의 물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다.
또한 구청 및 동 주민센터의 필요 물품 구매시 기부업체를 적극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디딤돌 서포터즈' 구성으로 기부업체 발굴ㆍ관리
중구는 올해 동 주민센터, 거점ㆍ협력 거점기관과 함께 현재 318곳보다 210곳 늘어난 528곳을 목표로 기부업체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7월 중 대학생 30명으로 '디딤돌 서포터즈'를 구성해 기부업체 발굴과 정기적인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디딤돌 사업 안내 및 중구 디딤돌 지도 제작에 참여케 한다.
이와 함께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추진기관간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다.
기부업체 발굴은 구청과 동 주민센터, 거점기관, 협력거점기관 모두 참여하고, 기부업체의 지속적인 유지 관리는 거점기관에서 맡는다.
구청에서는 사업 홍보와 인력지원 등 행정지원을 강화하고, 거점기관에서는 협력거점기관 멘토 및 정기적인 소통으로 서비스 이용자와 서비스를 적기 적소에 연계하는 일을 담당한다.
서비스 이용자 추천과 이용자 부족시 이용 희망자 추천은 동 주민센터와 협력거점기관에서 맡고, 디딤돌 인트라넷 데이터는 거점기관과 협력거점기관이 함께 담당한다.
아울러 구는 추진기간관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디딤돌 추진기관과의 정례 소통회의를 개최해 디딤돌사업 현안 업무 등을 논의하고, 기부업체 공동 발굴 및 공유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우수 거점기관 및 기부업체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디딤돌 사업에 참여하는 기부업체의 미담사례 등을 언론에 적극 소개하거나 중구 홈페이지,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알려 많은 기부업체들이 좋은 일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규태 기자 pkt10@siminilbo.co.kr
사진설명= 중구가 시행 중인 '드림하티 프로젝트'가 단순한 성금ㆍ성품 기부에서 벗어난 '진짜' 기부 문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은 신당1동 떡볶이거리에서 떡볶이 시식 행사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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