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검찰 압수수색으로 새국면

    정당/국회 / 백희수 / 2012-05-22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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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검찰 압수수색에 순응해야”...민주당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

    [시민일보] 검찰이 통합진보당의 당원명부를 확보하면서 부정경선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일단 통합진보당은 검찰의 개입으로 당원 명부가 압수된 상황에서 혁신비대위가 22일 오후 검찰청 등을 방문한 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검찰이 이날 새벽에 서울 금천구 가산동 ‘스마일 서브’ 사무실에서 통합진보당 경선 내역과 당원명부 등 당의 핵심 정보가 담긴 서버를 압수했기 때문이다.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검찰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에 대해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아 가버린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 대치상황이 빨리 마무리되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당 내부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사라져 더 혼란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으로 갔다”고 지적했다.


    오병윤 당원비대위 위원장도 같은 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초기에 검찰 조사에 맡기는 것이 어떠냐는 논의가 없지 않았다”면서도 “그럼에도 검찰 조사에 제출해야 할 자료들이 갖는 위험성들 때문에 검찰조사 보다 조사특위로 가기로 합의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사특위가 발표단계에 있었던 걸로 안다”며 “혁신비대위도 거의 조사특위 구성을 완료해 가는 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의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입장은 단호하다.


    검찰은 이날 통합진보당(진보당)의 부정경선과 여론조작 의혹, 폭력사태 등 각종 불법사태에 대한 엄정수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검찰청 공안부(임정혁 부장검사)는 ‘진보당 사태에 대한 검찰 입장’이란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전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서버와 각종 전산자료 등을 바탕으로 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야권 단일화 관련 여론조작 의혹 등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행위와 공권력 유린에 대해서는 채증자료를 분석해 가담자 전원을 엄단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검찰은 “진보당이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적인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방식을 통해 높은 정당득표율을 이끌어냈으나, 최근 불거진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총체적인 부정 의혹으로 인해 국민적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며 “총선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야권 단일화 관련 여론조작 의혹과 핵심 인사들의 각종 금품 관련 의혹 등으로 인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의 사태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은 극과 극을 달렸다.


    김영우 새누리당 신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불법 조작 경선의 실체가 국민 앞에 낱낱이 드러났으나 통합진보당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패권다툼에만 열을 올렸다. 당 대표를 폭행하는 사태도 발생했다"며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사법부가 나서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그러나 통합진보당은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을 육탄저지하고 압수수색 차량을 부수는 등 폭력적 모습으로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켰다"며 "어느 정당과 단체를 막론하고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사법부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조사하는 것은 합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통합진보당은 검찰 조사를 겸허히 수용해 국민의 심판 앞에 서야 할 것"이라며 검찰의 압수수색에 순응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통합진보당 자체적으로 정리의 가닥이 잡혀가는 이때 검찰이 잠시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데 꼭 어제 압수수색을 강행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검찰도 한발 물러서서 정당의 일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보다 정당 내부에서 가닥이 잡혀가고 있기 때문에 잠시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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