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1일 "십자가를 짊어지는 심정으로 나가겠다"며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 참여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각 언론사 정치부 기자 등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내일 오후 2시 새누리당 당사에서 경선참여 기자회견을 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른바 ‘비박3인방’ 멤버인 김 지사는 당초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과 함께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현행 경선 룰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참패를 예견한 이 의원과 정 의원은 전날 경선불참을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김 지사는 그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지사 측은 "정말 오랜 고뇌 끝에 내린 구당 차원의 결단"이라며 "새누리당의 재집권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바라는 많은 분들의 염원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김 지사가 경선에 참여키로 한 것은 대선 정국에서 ‘포스트 박근혜’ 입지를 굳혀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 경선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도가 압도적인 상황이어서 누가 후보로 선출되느냐 하는 관심보다 누가 2위로 ‘포스트 박근혜’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더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는 이날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한 김태호 의원과 김 지사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의 경선참여로 새누리당 경선구도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문수 지사,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5파전 구도로 진행된다.
한편 지난 9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대선 후보 경선 주자들 가운데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전체 응답자의 71.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문수 경기지사 10.7%로 가뿐히 2위에 올랐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2.4%), 김태호 의원(0.9%),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0.8%)의 지지율은 극히 미미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이라면 김 지사가 무난히 2위 자리에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김태호 의원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이전에 실시한 것이어서 김 의원의 지지율변화가 2위 싸움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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